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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이후 너무나 조용했다”…리스본 푸니쿨라 참극, 케이블 손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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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푸니쿨라 사고 현장 잔해 앞에 사람들이 서 있다. 리스본/AP연합뉴스

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발생한 푸니쿨라 사고 현장 잔해 앞에 사람들이 서 있다. 리스본/AP연합뉴스


16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다친 리스본 푸니쿨라(케이블 전차) 사고로 포르투갈이 애도의 날을 선포한 4일, 현장에는 시민들이 추모의 뜻으로 가져다놓은 꽃과 촛불이 쌓여가고 있다. 이번 사고로 포르투갈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푸니쿨라는 가파른 경사면에 레일을 설치하고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든 케이블 전차로, 리스본의 관광 명물로 꼽혔다. 현지시각으로 3일 오후 6시15분께, 리스본 도심 헤스타우라도레스 광장~바이후알투 노선을 운행하는 ‘글로리아 전차’의 한 전차가 언덕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며 궤도를 이탈해 아래쪽 건물을 들이받아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다. 케이블로 연결된 나머지 전차도 미끄러지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푸니쿨라는 케이블로 연결된 두 대의 전차가 순환하는 구조여서 케이블이 끊어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대의 전차가 모두 미끄러진 점을 봤을 때 케이블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열차에는 자체 브레이크가 있는데, 이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것으로 당국은 의심하고 있다.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우사 포르투갈 대통령이 4일 리스본 글로리아 푸니쿨라(케이블전차)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꽃다발을 바치고 있다. 3일 리스본의 명물인 푸니쿨라 탈선하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포르투갈은 4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다. 리스본/AFP연합뉴스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우사 포르투갈 대통령이 4일 리스본 글로리아 푸니쿨라(케이블전차) 사고 현장에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꽃다발을 바치고 있다. 3일 리스본의 명물인 푸니쿨라 탈선하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포르투갈은 4일을 국가 애도일로 선포했다. 리스본/AFP연합뉴스


외신들은 목격자들의 증언을 빌려, 사고 당시 충돌 충격이 너무 커 희생자 대부분이 즉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전차 잔해에서 피를 흘리는 소년이 한명 구출된 뒤로는 너무나 조용해졌다. (이미 사망한)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채 포개져 있었다. 어떤 주검은 참혹하게 손상돼 있었다”는 현장 목격자의 증언을 실었다.



여행안내원인 마리아나 피게레도는 비비시와의 인터뷰에서 “충돌 소리를 듣고 5초 만에 달려갔을 때, 언덕 아래 전차에서는 사람들이 창문으로 뛰어내리고 있었고 그 위쪽에는 이미 (건물에) 충돌한 또 다른 전차가 보였다. 사람들을 도우려 위쪽 전차로 달려갔지만 도착했을 때 들린 것은 오직 침묵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모여 전차 지붕 부분을 뜯어냈을 때 안에서 주검을 봤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아래쪽 전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언덕을 올라가는 듯했던 전차가 뒤쪽으로 미끄러지며 가속도가 붙더니 선로 끝에 도착해서야 급정거했다고 증언했다. 그 뒤, 위에 있던 전차가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아래 전차에 타고 있던 리스본 주민 에이블 에스테베스는 “다른 전차가 엄청난 속도로 내려왔다”며 “우리 전차에 꼭 부딪힐 것 같았다. 아내에게 ‘여기선 우리 모두 죽게 될 거야’라고 소리쳤다”고 말했다. 같은 전차에 타고 있던 라샤 압도는 “남편이 먼저 창문으로 뛰어내려 내게서 아들을 건네받았고, 이어 나도 뛰어내리려 했다. 그 순간 (위쪽) 사고 전차가 서브웨이 식당 옆 건물에 충돌했다”고 방송을 통해 증언했다.



사망자 16명 가운데 이날까지 13명의 국적이 확인됐다. 한국인 2명을 비롯해 포르투갈인 5명, 캐나다인 2명, 독일인 1명, 미국인 1명, 스위스인 1명, 우크라이나인 1명이 이번 사고로 숨졌다. 사망자 중엔 푸니쿨라 안내원으로 브레이크를 제동시키는 일을 맡은 앙드레 마르케스도 있었다. 리스본 배구 협회 전직 회장인 페드로 마누엘 알베스 트린다드 교수도 사망했다. 위쪽 전차에 탄 승객 중 독일 국적 3살 소년 한 명이 살아남았으나, 일가족 3명 중 아버지는 사망했으며 어머니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보건 당국은 4일 오전 기준 부상자가 23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부상자 중 6명이 중태여서 사망자는 늘어날 수 있다. 당국이 밝힌 부상자 국적은 한국인 1명 외에 포르투갈 국적 3명, 독일인 1명, 스위스인 1명, 모로코인 1명, 카보베르데인 1명 등이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포르투갈 총리는 “우리 최근 역사상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라며 애도했다. 현지에선 유럽의 최대 관광지인 리스본에서 관광 기반시설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져 가고 있다. 리스본 검찰·경찰 등이 해당 사고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리스본시는 이 지역의 모든 푸니쿨라 운행을 중지하고 일제 점검에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희생자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으며, 브뤼셀 유럽 의회에는 애도를 나타내는 반기가 게양됐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끔찍한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썼고,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타하니 외무장관은 포르투갈 외무장관을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전날 발생한 푸니쿨라 사고현장 잔해 모습이 보인다. 리스본/로이터연합뉴스

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전날 발생한 푸니쿨라 사고현장 잔해 모습이 보인다. 리스본/로이터연합뉴스




포르투갈이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한 가운데, 글로리아 푸니쿨라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가 열렸다. 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포르투갈이 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한 가운데, 글로리아 푸니쿨라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가 열렸다. 리스본/로이터 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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