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미국대사관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한-미 관세협상은 종료되지 않았으며, 모든 협상이 끝날 때까지 자동차 관세율 등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말 협상에서 한국이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고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15%로 내리기로 했지만, 협상이 구체적으로 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한미 정상, 친밀함 형성하고 동맹 중요성 재확인”
윤 대사대리는 지난 3일 서울 미국대사관저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만난 외국 정상과 그렇게 자유롭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두 정상이 개인적 친밀 관계를 형성했고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훌륭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의 대미 투자펀드 운용, 국방비 증액과 ‘동맹 현대화’, 한-미 원자력 협력, 농산물 시장 개방 등과 관련한 협상은 끝나지 않았고 한-미 간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올리기로 합의했는지에 대해 그는 “한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할 때까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처음에는 3.5%, 그러고 나서 5%까지 올리도록 모든 동맹국들에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정부가 지난해 합의한 2026년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재협상하지 않고 유지될 것 같다고도 했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두 정상이 ‘개인적 친밀 관계’를 형성한 훌륭한 회담이었다. 처음 만난 두 정상이 그렇게 자유롭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두 정상이 동맹 관계의 중요성, 양국 간 인적 교류, 경제·문화적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하면서 그것을 재확인했다.”
―회담 결과가 문서화되지 않아 불안해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한국이 투자하겠다고 한 3500억달러를 미국이 자국 내 기반시설 건설을 위한 펀드에 넣겠다고 한 것에 많은 한국인들이 우려한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는 약 1조1천억달러(약 1532조원)다. 한국 지디피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재정적자도 1조달러가 넘는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동맹과 우방, 다른 모든 (교역)국가를 향해 우리의 무역·재정 적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이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 등을 포함해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협상이 완료되면 공동성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자동차 관세 15% 낮출 행정명령은 언제?
―미국이 7월31일 관세 합의에서 약속했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애초의 25%에서 15%로 낮추는 행정명령도 3500억달러 사용에 대한 협상이 끝나야 나온다는 뜻인가.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인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모두 협상을 완전히 끝낸 곳은 없다.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한국, 일본, 유럽연합 모두에 여전히 부과되고 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이 모두 미국의 주요한 동맹이다. 아무리 재정·무역 적자 문제가 있더라도, 미국이 동맹국들에 너무 가혹한 요구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은 미국에서 해마다 600억달러(약 83조6천억원)의 무역흑자를 보고 있다. 일본도 비슷한 규모다. 이런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미국은 농업에 강점이 있지만 한국은 쌀, 과일, 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을 지키고 싶어 한다. 이런 상황은 미국 농업에 문제다. 디지털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려면 우방국과 동맹국들이 시장을 개방해야만 한다.”
―한국에 쌀이나 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하도록 요구하겠다는 뜻인가.
“미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 같은 국가들도 이런 시장을 개방해야만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미국이 강점을 가진 농업과 디지털 등 분야에서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의 3.5%까지 올리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다.
“많은 논의들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가 공식 확인을 할 때까지는 나도 밝힐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처음에는 3.5%, 그러고 나서 5%까지 국방비를 올리도록 모든 동맹국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합의한 방위비분담금, 재협상 안할 듯”
―한국이 국방비를 올리면, 2026년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은 재협상하지 않고 유지되나.
“지난해 한·미 정부가 합의한 방위비분담금에 대해 재협상은 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한국 국방비에서 다른 방식으로 부담을 공유하는 쪽으로 논의하고 있다.”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고, 한국이 중국 견제에서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주요 경쟁자’로 보고 있고, 주한미군이 북한의 위협에도 대응하고 이 지역의 다른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말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동맹 현대화를 다룰 것이고, 전략적 유연성이 그중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기지 부지를 미국이 소유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나는 모른다.”
―정상회담 2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은 어떤 맥락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 사회 내에서 이에 대한 어떤 감정이 있는 것 같다. 특검 수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교회가 영향을 받고 있고, 그들은 미국에 있는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해 왔다. 미국 기독교인들 특히 한국계 미국인 공동체는 교회 ‘습격’ 등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런 통로를 통해서 뉴스가 워싱턴과 백악관에 전해지게 된 것 같다.”
“숙명·혁명 SNS 글, 한미 기독교인 불만 전달된 듯”
―정상회담 2시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숙청 또는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글을 에스엔에스(SNS)에 올린 것은 어떤 의미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 사회 안에서 이에 대한 어떤 감정이 있는 것 같다. 특검 수사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교회가 영향을 받고 있고, 그들은 미국에 있는 동료 기독교인들에게 이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해왔다. 그런 통로를 통해서 뉴스가 워싱턴과 백악관에 전해지게 된 것 같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논의가 됐나? 한국에선 20% 미만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하도록 미국과 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 간에 민간 원자력 협력이 진전될 것임은 분명하다. 소형 원자로와 대형 원자로 분야에서 모두 한-미 원자력 협력에 대한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이 ‘핵연료주기’ 완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요소인데, 일정 정도의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가 포함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나, 아니면 기존 협정의 틀 안에서 하게 되는가.
“우리가 더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이해하기로는 민간 원자력 협력은 분명히 많이 진전될 것이다. 한-미 간에는 조선업과 원자력이 앞으로 중요한 협력의 축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한국의 핵무장에 대한 우려랄까 민감국가 문제는 해결된 것인가.
“그래서 민간 원자력 협력을 강조하는 것이다. 민간 원자력 분야에서는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다.”
“트럼프-김정은 대화 진전되는 것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에도 큰 관심을 보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참석해, 판문점 등에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나.
“분명 우리 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펙 정상회의 참석을 기대하고 있고, 많은 직원들이 정상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경주를 다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날지에 대해 그와 관련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현재로선 그와 관련해서 진전이 되고 있는 것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푸틴과 나란히 천안문 베이징에 갔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우려를 하고 있나?
“베이징에서 진행중인 그 일에 대해 미국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지도자들이 모여서 이벤트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펙이나 유엔 총회나 G7 회의와는 다른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