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3명 살해한 피자집 점주…'누수' 문제로 스트레스 호소했었다

지난 3일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서 과학수사대가 조사하는 모습./사진=뉴시스

서울 관악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피자 가게에서 흉기를 휘둘러 본사 직원 등 3명을 숨지게 한 가맹점주가 최근 점포 공사 문제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피의자인 가맹점주 남성 A씨(40대) 가족은 "누수 때문에 2~3개월 전부터 완전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거기(점포) 냉장고 밑이 허공이라 주저앉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점포는 2023년 10월 프랜차이즈 업체 본사와 가맹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최근 매장 내 일부 타일이 깨지는 등 문제가 발생하며 인테리어 업체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누수 문제까지 발생하자 보수를 요청했지만, 시공 업체 측이 보증 기간이 지났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A씨 가족은 "업체에서 처음에는 (보수를) 해 준다고 했다가 못 해 주겠다고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한 배달 플랫폼에 신설된 '1인 메뉴'와 관련해서도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A씨 가족은 "본사에서 (1인 메뉴를) 권장해서 '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며 "그걸 하면 몸만 힘들고 남는 게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본사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본사는 어떤 점주에게도 매장 리뉴얼을 강요하지 않았다. A씨가 직접 계약한 인테리어 업체와 수리 관련 문제로 갈등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사는 갈등을 방관하지 않고 중재하려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본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본사 관계자는 경찰 조사에서 본사와 점주 사이에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의 메신저 대화 등을 제시했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57분쯤 관악구 조원동(옛 신림8동) 한 피자 가게에서 A씨가 본사 임원 B씨와 동행한 인테리어 업자 C씨와 D씨 등 3명을 흉기로 찔렀다.

피해자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인테리어 업체 대표 C씨와 디자이너 D씨는 부녀지간이다.

범행 직후 자해해 중상을 입은 A씨는 수술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경찰은 A씨가 퇴원이 가능할 때 체포해 신병을 확보하고, 조사 후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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