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화재시연 후 객실설비 개선·대응매뉴얼 보완

"대피하세요."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서울교통공사 지축차량지기. 폐차를 앞둔 지하철에 불을 질렀다. 실제 운행 때와 같은 조건을 맞추고 열차 안에 휘발유 2ℓ를 뿌렸다. 불을 붙인 지 10여초 만에 연기가 옆칸으로 넘어왔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날 전동차 객실과 실내 설비품에 대한 화재 시연을 진행했다.
시연 전 설치한 소방통제선까지 연기가 도달하는 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초 남짓. 시연에 참여한 소방관이 대피하라고 지시한 후 약 5초가 더 지나자 열차 내부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로 가득찼다.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찔러 숨을 쉬기 어려웠다.
최근 발생한 5호선 방화 사건과 배터리 화재 등으로 커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는 실제 연소 시 발생하는 연기 확산 속도, 화재 온도, 유해가스 성분 등에 대한 검증에 나섰다. 시연 현장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서울교통공사는 시연 결과를 분석해 객실설비를 개선하고 화재 대응 매뉴얼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시연은 위험도·안전성 등을 고려해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주관했고, 점화·소화, 이례 상황 대비, 소방차 대기 등 안전관리에 나섰다.
서울교통공사는 최대한 실제 운행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전동차 안에 불을 붙여 내장재, 객실의자 등 주요 설비의 방염 성능 평가 등 화재 안전성 검증을 진행했다. 현재 새로 만들어진 전동차 내 설비품(내장판, 단열재, 의자, 바닥재, 연결막, 손잡이)은 철도안전법(철도차량기술기준)에서 요구하는 화재안전 최우수등급(4등급) 조건을 만족하는 불연·난연 재질로 구성돼있다.
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지축차량기지에서 전동차 화재 시연이 열린 가운데 불이 난 전동차 객실에서 승객을 가정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대피하고 있다. (공동취재) /사진=뉴스1 |
오 시장은 시연에 앞서 "얼마 전에 있었던 지하철 객차 내에서의 방화 사건 때 정말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들이 평소에 훈련받은 대로, 매뉴얼대로 잘 대응을 해 주셔서 인명 피해가 정말 거의 없는 상태에서 마무리될 수 있었다"며 " 언제 있을지 모르는 이런 유사한 사건 사고의 경우에 우리가 무엇을 더 보완을 하고 뭘 준비해야 될지 한번 다시 한 번 챙겨보고 다짐을 하자 하는 취지에서 시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시연은 △신조 전동차 실내 설비품(내장재 등 6종) 화재 안전성 검증 △전동차 객실 내 화재 상황 재현 △자연 소화 후 전동차 객실 내 상태 확인 등 세 가지 절차로 진행됐다. 시연 이후에 오 시장은 직접 불이난 전동차를 돌아보며 소방재난본부와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시연을 지켜본 주낙동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진화와 구조하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지하철 화재는 가장 극한 화재"라며 "지하에서 발생해 연기가 갈 곳이 없고 엄청난 사람이 있는 상황이라 소방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화재"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중요한 건 지하철 관계자들이 초기에 인명을 대피시키는 것"이라며 "인명대피를 최우선으로 해주시고 소방 공무원이 오기 전에 가능하면 초기 진화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대피의 골든타임을 5분으로 보고 있다"며 "승객들은 양쪽 끝 차량으로 이동해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하차하는 방식으로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1~4호선은 기관사가 2명이지만, 5~8호선은 1명이기 때문에 화재가 나면 대응이 어렵다"며 "기관사, 관제, 역과의 유기적 소통이 얼마나 잘 되는지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배터리 화재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배터리를 소지한 채 지하철에 탑승할 수 없도록 철도안전법을 개정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며 "부단한 훈련으로 직원들의 화재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인 승무 시스템 하에서 과연 기관사가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보완해야할 매뉴얼은 없는지 등을 시연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점검할 기회를 가졌다"며 "시민 안전은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가치이니 만큼 조금도 빈틈이 없도록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경기)=정세진 기자 sejin@mt.co.kr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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