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레미아 항공기. /에어프레미아 제공 |
이 기사는 2025년 9월 4일 15시 5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타이어뱅크 측이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2대주주 지분 인수를 이달 중 마무리짓기로 한 가운데, 인수 주체를 기존 AP홀딩스에서 또 다른 가족 회사 ‘성공을만드는’으로 교체했다. AP홀딩스와 성공을만드는 둘 다 비상장사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세 딸이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고 있다.
에어프레미아 인수 주체가 바뀐 배경에는 세금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홀딩스를 통해 지분 인수를 완료한다면, 김 회장 딸들이 에어프레미아 주식을 저가에 사서 이익을 누리는 경우로 간주해 증여세 폭탄을 맞을 공산이 크다. 반면 성공을만드는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면, 인수 단가가 높기 때문에 ‘변칙 증여’라는 의심을 피해갈 수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관계사 성공을만드는은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JC파트너스 보유 지분 22%를 이달 중 전부 인수할 계획이다. 앞서 계약금으로 200억원을 납입했으며 10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지난 7월 탈세 혐의 재판에서 법정구속되자, 항공 및 IB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가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예정대로 잔금을 치르고 에어프레미아 지분 70% 이상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분 인수 주체로 나선 회사는 비상장사 성공을만드는이다. 2017년 ‘삼성건물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플라스틱 제조 및 판매와 부동산 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자본금은 10억원이며, 김 회장의 세 딸 김승연, 김성연, 김수연씨가 지분을 각각 33%, 33%, 34%씩 보유 중이다. 다만 대표이사로는 김 회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이어뱅크 측은 이번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를 어떤 회사가 맡을지 장고를 거듭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돈은 자금력 좋은 타이어뱅크 쪽에서 나오겠지만, 에어프레미아를 둘러싼 회사 간 지배구조를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한 것이다. 타이어뱅크가 직접 나서서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AP홀딩스의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변칙 증여’로 의심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AP홀딩스가 타이어뱅크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으로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면, 향후 에어프레미아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고스란히 AP홀딩스 주주인 김 회장 딸들에게 귀속되기 때문이다.
AP홀딩스는 현재 에어프레미아 지분 46%를 보유 중인데 주식 취득 단가가 500원에 불과하다. 현재 단가는 1900원으로, AP홀딩스는 지금 시세의 4분의 1 가격에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세청이 AP홀딩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취득을 변칙 증여로 간주할 경우 김 회장 가족이 증여세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AP홀딩스 대신 성공을만드는이 인수 주체로 나선다면 이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애초에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비싼 값에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지분 저가 취득 논란은 피해갈 수 있다.
다만 성공을만드는이 인수 주체로 나서더라도 자금은 여전히 타이어뱅크에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성공을만드는의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646억원이었다. 지분 인수대금 잔금이 1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타이어뱅크를 상대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AP홀딩스도 타이어뱅크를 상대로 CB를 발행해 800억원대 지분 인수대금을 마련한 바 있다.
타이어뱅크의 자금력은 탄탄하다. 작년 말 기준 유동자산이 1800억원이었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5300억원에 달해, 지분 93%를 보유한 김 회장이 배당을 받아 성공을만드는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가능할 전망이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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