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날아간 삼성·LG, 'AI 홈' 주도권 맞대결

삼성, 스마트싱스·갤럭시로 범용·B2B 확장 노려
LG, AI허브 '씽큐 온' 중심 현지 맞춤 전략 본격화
AI 허브 플랫폼 경쟁…데이터·보안·확장성 승부처

/그래픽=비즈워치

유럽 최대 IT·가전 전시회 'IFA 2025'가 5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AI 홈'을 전면에 세우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 대결은 단순히 가전 성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AI 플랫폼 주도권을 겨냥한 전면전이다. 관전 포인트는 유럽 소비자의 생활을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하고, 집 밖으로까지 확장 가능한 미래상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다.

IFA 2025 무대에서 드러날 양사의 차이는 단순 제품 라인업이 아니다. 삼성은 스마트싱스와 갤럭시 생태계를 앞세워 범용성과 B2B 확장을 강조했고, LG는 AI 허브 씽큐 온을 중심으로 현지 생활을 깊이 파고드는 전략을 택했다. 결국 경쟁의 본질은 'AI 허브 플랫폼'이다. 데이터 활용의 정교함과 보안 수준 그리고 도시 단위로까지 넓힐 수 있는 확장성이 향후 유럽 시장의 승부처로 꼽힌다.

삼성, 'AI 홈'으로 생활 모든 순간을 읽다

IFA 2025에 참여한 삼성전자의 부스 및 전시장 외관./자료=삼성전자

삼성은 단독 전시장 '시티 큐브 베를린'에 업계 최대 규모인 6235㎡ 공간을 꾸리고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주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핵심은 초개인화다. 수면·식습관 데이터 분석, 원격 가족 모니터링, 생활 패턴 기반 절전 모드 등 네 가지 경험을 'AI 홈 리빙' 존에서 직접 시연한다.

AI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들도 줄줄이 선보인다. 삼성의 '마이크로 RGB TV'는 기존 TV보다 색 재현력이 크게 높아져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색을 구현한다. 국제 표준인 'BT2020' 색 영역을 100% 충족했다는 점에서 화질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한 단계 더 똑똑해졌다. 기존 청소기가 색이 있는 물질만 구분했다면, 이번에는 무색 투명 액체까지 감지해 필요한 경우 물걸레 청소를 하거나 피해 가도록 설정할 수 있다. 냉장고 'AI 비전 인사이드'는 안에 넣은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보관기한을 관리하고 그 재료에 맞는 요리 레시피까지 추천한다. 레시피를 선택하면 냉장고와 연결된 오븐·인덕션이 알아서 조리 설정을 준비한다.

오는 5~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5를 앞두고,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서 모델이 전시 주제 'AI 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은 이 모든 기능을 스마트싱스 플랫폼으로 연결, "집이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알아서 움직이는 생활을 구현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한다.

모바일 신제품도 전면에 배치했다. 이번 갤럭시 이벤트를 통해 공개되는 '갤럭시S25 FE'는 플래그십 성능에 AI 기능을 더하면서 가격대를 낮춘 준프리미엄 모델이다. 갤럭시 Z 폴드7·플립7, 워치8까지 전시돼 AI 홈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워치8은 업계 최초로 '항산화 지수'를 측정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를 제시한다.

삼성은 AI 홈을 집 안에 묶지 않는다. '스마트싱스 프로'를 앞세워 매장·오피스·주거 단지까지 확장하는 B2B 솔루션을 제시한다. 매장 자동화, 빌딩 공조 에너지 절감, 단지 단위 유지보수 최적화 등 기업형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LG, '유럽 맞춤 AI 가전'으로 현지 공략 가속

LG는 3745㎡ 전시관을 열고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맞선다. 중심에는 연내 출시 예정인 AI 허브 '씽큐 온(ThinQ ON)'이 있다. LG는 씽큐 온을 지휘자로 세워 주방·거실·차량까지 가전과 IoT 기기를 연결하는 모습을 전시장에 구현했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20m 미디어월과 21대 AI 가전이 오케스트라처럼 연출됐다. 내부 'AI 홈 솔루션 존'에선 "영양 균형 메뉴 추천"을 말하면 레시피와 오븐 예열까지 자동 실행되고, 휴식 공간에서는 사용자를 인식해 조명·온도·음악이 즉시 조정되는 시나리오를 시연한다.

LG전자가 현지시간 5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한다./사진=LG전자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들도 눈에 띈다. 먼저 '제로 클리어런스 냉장고'는 좁은 유럽 가정에서도 벽이나 가구에 딱 붙여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유럽 사람들이 다양한 세탁 코스를 즐겨 쓰는 점을 반영, LCD 화면으로 코스를 더 쉽게 고를 수 있게 했다.

로봇청소기는 쓰지 않을 때 집안에 감쪽같이 숨길 수 있는 '히든 스테이션'과, 가구처럼 어울리도록 만든 '오브제 스테이션' 두 가지 모델로 소개됐다. 세계 최초 무선·투명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도 전시됐다. 전체적으로 △좁은 공간 활용 △다양한 생활 패턴 △인테리어 조화 등 유럽 주거·생활 문화를 꼼꼼히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모델이 전시관 내 AI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을 전시한 'AI홈 솔루션 존'에서 집을 넘어 모빌리티로 확장되는 'LG AI홈'을 체험 중인 모습./사진=LG전자

LG는 집 안에 머무르지 않고 모빌리티까지 연결되는 확장성도 내세운다. AI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슈필라움'을 활용하면 차 안에서도 집 안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가령 차량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집 안 로봇청소기를 원격으로 작동시키거나, 반대로 집 안서 차량 내 오븐을 미리 예열해두는 것이 가능하다. 관람객은 해당 시나리오를 직접 체험한 후 본인의 생활패턴을 분석한 AI 리포트도 받아볼 수 있어 AI 홈이 실제 일상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실감할 수 있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유럽 가전 시장은 고효율·AI 홈 솔루션으로 재편되는 기점"이라며 "LG만의 AI 홈과 현지 맞춤 제품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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