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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투병하던 소녀, 결혼에 골인… “인생의 모든 순간에 현대차가 있었다”

조선일보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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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치료·연구 지원 ‘호프 온 휠스’ 27주년
자동차 1대 팔 때 일정 금액 기부… 올해 3800억 후원
정치권 “현대차, 아이들 손 잡는 정말 좋은 회사 됐다”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아암을 극복한 에미 콜(오른쪽)과 잭슨 트린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아암을 극복한 에미 콜(오른쪽)과 잭슨 트린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소아암에서 투병하던 저에게 ‘호프 온 휠스(Hope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는 어둠 속에서 희망을 주었습니다. 완치된 순간부터 중학교 댄스 파티, 대학 합격, 가슴 설레던 첫 자취방, 그리고 2주 전 모나코에서 약혼자로부터 청혼을 받기까지 현대차가 제 인생의 모든 순간마다 함께해주셨어요.”

3일 워싱턴 DC 북서부의 국립 대성당에서 현대차가 북미 지역 딜러들과 함께 설립·운영해 소아암 치료와 연구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현대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이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소아암 완치에 성공했고 2012~2019년 생존 경험을 알리는 앰배서더로도 활동한 브리아나 코머포드가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열변을 토하는 모습에 자리에 있던 300여 명이 기립 박수를 쳤다. 암을 극복한 코머포드는 마이애미대를 졸업했고, 현재는 카드 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다. 그는 “소아암 환우들과 생존자들을 대표해 한계를 넘어서고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당연히 현대차를 탄다”는 재치 있는 농담도 빼놓지 않았다.

‘소아암 없는 세상’이란 목표 아래 1998년 첫발을 뗀 이 캠페인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의 단순한 자동차 판매 기업을 넘어 어떻게 지역 사회에 녹아들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회 공헌 사례다. 현대차 미국 법인 딜러 850명이 자동차를 1대 팔 때마다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현대차가 여기에 기부금을 더하는 공동 기금으로 재단을 조성했다. 올해까지 적립된 기금은 2억7700만 달러(약 3854억원)인데, 기금 규모 기준으로는 미국 내 3대 소아암 재단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도 2억7000만 달러를 후원했는데 “이렇게 조성된 기금을 통해 미국에서 소아암을 치료하거나 치료제를 연구하는 병원 175곳, 프로젝트 1300개가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에서 소아암 생존자인 브리아나 코머포드가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에서 소아암 생존자인 브리아나 코머포드가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이날 무대에는 ‘호프 온 휠스’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받은 에미 콜과 잭슨 트린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노래를 했다. 암을 극복한 것으로 유명한 폭스뉴스 로스앤젤레스(LA) 방송 언론인 아만다 살라스가 이날 사회를 맡았는데, 콜·트린의 노래를 듣고 “이 재능 넘치고 영감을 주는 두 아이는 호프 온 휠스가 만들어내는 영향력의 진정한 증거”라고 했다. 자동차 딜러 출신이자 하원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지한파(知韓派) 마이크 켈리 공화당 의원은 “현대차는 이 일을 통해 막다른 골목에 몰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돕는 정말 좋은 회사가 됐다”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했다. 암 투병을 하던 모든 아이들이 이 여정에서 살아남지는 못했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의회 전문 매체 더힐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뒤를 이을 후계자 중 한 명으로 지목한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한국계 영 김 하원의원, 현대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州)가 지역구인 버디 카터 하원의원 등이 이날 현장을 찾았다. 현대차는 미국에서만 진행하던 ‘호프 온 휠스’ 프로그램을 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전역으로 프로그램을 확대했고 내년부터는 유럽·인도에서도 시행할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어린이 암 환자의 약 85%가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며 “치료 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중요한 진전이다. 내년에는 활동 범위를 넓혀 더 많은 환아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4일부터는 미 의회에서 지난 27년 활동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가 진행되고, 워싱턴 DC 국립 어린이 병원 등 전국 70여 곳에서 소아암 극복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사도 연다.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이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열린 현대차 '호프 온 휠스' 27주년 기념 행사에서 호세 무뇨스 대표이사 사장이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특파원단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 밖에 현대차 '호프 온 휠스' 프로그램을 알리는 아이오닉9 차량이 전시돼 있다. 소아암이 완치된 아이들의 페인트 손도장이 찍혀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3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 대성당 밖에 현대차 '호프 온 휠스' 프로그램을 알리는 아이오닉9 차량이 전시돼 있다. 소아암이 완치된 아이들의 페인트 손도장이 찍혀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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