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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 사망자 속출하는데… 중국 간 인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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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로 취소했던 일정 되살린 뒤 방중
수도 상황은 진정돼도 다른 지역 여전
최소 10명 사망... 20명 실종 주장도


프라보워 수비안토(앞줄 왼쪽 두 번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프라보워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펑리위안 중국 영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베이징=타스 연합뉴스

프라보워 수비안토(앞줄 왼쪽 두 번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프라보워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펑리위안 중국 영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베이징=타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사망·실종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취소했던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 일정을 되살려 중국을 찾았다. 국내 정세가 여전히 불안한 상황에서 강행한 외교 일정에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그는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의 오른편 두 번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옆자리에 섰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전승절 80주년 행사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다 반정부 시위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확산하자 일정을 취소했는데, 불과 며칠 만에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1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반둥=AFP 연합뉴스

1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반둥=AFP 연합뉴스


프라세툐 하디 국가비서실 장관은 전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출국 소식을 알리며 “중국 정부가 최소 하루라도 열병식에 참석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최근 국내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했지만, 중국과의 우호 관계 또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라보워 대통령의 방중은 현지 긴장이 가시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9월부터 하원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000만 루피아(약 430만 원)의 주택수당을 받아온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지난달 25일부터 전국적 시위가 촉발됐다. 고물가와 실업난에 시달리던 시민들은 특권층의 과도한 혜택에 분노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20대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시위는 들불처럼 번졌다.

사태가 격화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달 31일 논란의 불씨가 된 의원 주택수당을 포함해 여러 특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후 자카르타 도심의 충돌은 다소 진정됐지만, 정부 청사와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군 병력이 배치돼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찰 본부 앞에서 한 고젝 기사가 장갑차에 깔려 숨진 동료 기사를 애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AF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찰 본부 앞에서 한 고젝 기사가 장갑차에 깔려 숨진 동료 기사를 애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AFP 연합뉴스


다른 지역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서부자바주(州) 반둥에서 경찰이 대학가 시위대에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경찰이 교내에서 발포한 것은 이번 사태 후 처음이다. 이 과정에서 반둥이슬람대 학생이 중상을 입었다. 학생회는 “경찰이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해 잔혹하게 공격했다”며 “캠퍼스조차 더 이상 학생들에게 안전하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희생자 수도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인권위원회는 전날까지 전국에서 청소년을 포함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지 인권단체 실종·폭력 피해자 위원회는 20명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성명을 내고 “인도네시아에서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폭력 사태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무력 사용을 포함해 국제 인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며 투명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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