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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들여 건물만 짓는 여수시… 세계섬박람회 전시관 활용 대책 전무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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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박람회장은 방치한 채
50억 투입 전시관 공사 또 추진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닮은꼴
市, "시의회 반대로 사후 활용
방안 마련 못했다" 엉뚱한 해명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 전경. 여수시 제공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 전경. 여수시 제공


여수엑스포박람회장 시설 활용법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전남 여수시가 내년에 여수세계섬박람회를 열겠다며 50억 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또 섬박람회 전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전시관 역시 사후 활용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예산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세계섬박람회조직위원회는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진모 지구 조성사업 공사를 이달 착공했다. 내년 6월 완공 예정인 이번 사업은 진모 지구에 주제관, 섬 해양 생태관, 섬 미래관 등 8개의 전시관과 바다 조망 공연장·섬 테마 존·바다정원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상하수도 설치와 평탄화 작업 등 기반 공사비 63억 6,000만 원, 주제관 건립비 50억 원 등 총사업비만 113억 6,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미 있는 시설도 활용하지 못하는 여수시가 거액을 들여 섬박람회 전시관 건립에 나서면서 또 다른 '애물단지'가 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는 앞서 2012년 여수 엑스포 개최 당시 1조 7,921억 원을 투입해 박람회장을 조성했다. 이 시설들은 KTX 역 바로 앞에 위치해 최적의 교통 여건을 갖췄지만, 활용 방안 부재로 방치됐다. 운영비는 매년 100억 원 이상 들지만 임대 수익은 70억 원에 불과해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2023년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운영권을 넘긴 상황이다.

여수시는 이번에도 사후 활용 계획은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 건물은 TFS 텐트(특수 천에 장력을 주어 만드는 경량 건축물)를 임대해 행사 직후 철거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50억 원이 투입된 주제관과 18만㎡ 규모의 섬 테마 존, 야외무대 등은 그대로 남는다. 상하수도와 관로, 도로 공사에도 수십억 원이 쓰였다. 이들 시설에 대한 활용 대책은 행사가 다 끝난 뒤인 내년 12월에야 수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통도 열악한 간척지 한복판에 세워진 건축물의 활용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당시 43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새만금 글로벌 청소년지도자센터가 여전히 활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판박이다.

이번 섬박람회 전시장 건립공사도 시작부터 문제투성이었다. 시가 전시관을 세우는 돌산 진모 지구는 갯벌을 매립해 조성한 간척지로, 택지 조성 당시부터 배수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또 기반 시설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주제관을 제외하면 모두 임시 건물로 지을 예정이다. 해안에 위치한 행사 부지도 불안요소다. 행사 시기가 9~11월로, 태풍 등 기상 악화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시 역시 지난해 6월 뒤늦게 주 행사장을 박람회장을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미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은 뒤였다. 섬 박람회가 최종 확정된 것은 지난 2021년 8월로 시는 2023년 4월부터 24억 원을 투입해 진모 지구 정비 공사에 착공했다. 뒷북 행정 탓에 이전 계획은 결국 백지화됐다.


이에 대해 여수시 관계자는 "지난해 (섬박람회 전시관) 사후 활용 대책을 수립하려 했지만, 여수시의회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반대해 무산됐다"라고 엉뚱한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백인숙 여수시의회 의장은 "시가 해당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하지 않고 예산만 요구하기에 제2의 세계박람회장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화한 방안을 요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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