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양인성, 양진경 |
중국이 3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5C와 둥펑-61 등 미국을 겨냥한 신형 전략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미국 ICBM ‘미니트맨’(사거리 1만3000㎞)을 능가하는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초음속 핵미사일 징레이(惊雷)-1, 사거리 1만㎞로 알려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3 등을 선보였다. 중국은 신화통신은 “핵전략 3축 체계를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했다. 군 소식통은 “중국은 이미 핵 3축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날 관영 매체로 다시 강조한 것은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군사 강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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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CBM 능가하는 ‘둥펑-5C’
이날 처음 공개한 ICBM 둥펑-5C에 대해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최장 사거리가 2만㎞ 이상으로 전 지구가 사정권”이라고 했다. 사거리 1만4000㎞로 알려진 둥펑-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둥펑-61도 처음 공개됐다.
열병식에 등장한 징레이-1은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들은 “징레이-1은 마하 17 속도에 사거리가 3000㎞가 넘고, 급유 후 작전 반경이 5000㎞인 훙(轟)-6N 폭격기에서 발사하면 타격 범위가 8000㎞에 이른다”며 “하와이, 괌, 디에고 가르시아 등 (미국의) 주요 군사기지를 포함한 태평양과 인도양을 포괄한다”고 했다.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쥐랑-3도 등장했다. 사거리가 약 1만㎞로 미국의 SLBM 트라이던트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사일 앞부분에 극초음속 활강체(HGV)를 달아, 기존 요격 체계로는 막기 어려운 둥펑-17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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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모함 타격용 대함미사일
대만해협 유사시 미국 항모 전단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반(反)접근·지역 거부’는 중국군의 핵심 전략이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잉지(鷹擊)-21 등 대함미사일도 다수 공개했다. 지상에서는 물론 폭격기, 구축함, 잠수함에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 잉지-17은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고 속도가 마하 8에 사거리 1200㎞로 발사 위치를 드러내지 않고도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의 공중 전력과 탄도미사일에 대비한 다층 방공망 체계도 공개됐다. 중국 매체들은 이날 처음 공개된 훙치(紅旗)-29에 대해 적 탄도미사일을 대기권 밖에서 요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주장대로라면 한국이 도입하기로 한 함대공 요격 시스템 SM-3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했다.
◇무인 잠수정·스텔스기 등 무인 전력 대거 공개
이날 등장한 수중 드론 ‘AJX002’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핵어뢰로 평가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를 회피해 핵 공격을 하게 해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수중 어뢰 특성상 최고 시속이 100㎞ 남짓일 가능성이 높아 핵 투발 수단으로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중국은 감시 정찰 능력을 갖춘 초대형 무인 잠수정인 HSU100도 공개했다.
중국은 열병식에서 미국 MQ-9리퍼와 유사하지만 스텔스 성능을 갖춘 가오리형 무인 정찰 공격기 궁지(攻擊)-11을 비롯해 인공지능이 탑재돼 유인기와 협력해 정찰, 공격, 전자전 방해 임무를 수행하는 스텔스 드론 등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내부 무장이 가능한 스텔스형 무인기에, 지상과 공중, 해상 유·무인 복합 체계를 공개함으로써 최신 군사 기술을 가진 군사 강국임을 과시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레이저, 고출력 마이크로파를 발사해 적 드론을 무력화할 무기 체계도 선보였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우크라이나전에서 러시아가 무인 전력을 대거 활용해 이전보다 교전 수 대비 사망자 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 중국도 무인기 및 대무인 전력 체계를 갖췄음을 보여줬다”고 했다.
[양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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