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까매서 싫다” 아내 불태워 살해한 인도 남편

락슈미의 생전 모습. /BBC

인도에서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아내를 불태워 살해한 남성이 사건 발생 8년 만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3일 B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다이푸르에 살던 락슈미라는 이름의 20대 여성은 2017년 6월 남편 키샨다스에 의해 불에 타 숨졌다.

당시 락슈미는 사망하기 전 의사와 경찰 등에게 “남편이 종종 나를 ‘칼리(검은 피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며 “오늘 밤에도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 주는 약’이라며 갈색 액체가 담긴 플라스틱 병을 가져와 내 몸에 발랐다. 산성 냄새가 난다고 불평하자 남편이 불을 붙인 뒤 남은 액체를 나에게 붓고 도망쳤다”고 진술했었다.

현지 법원은 “키샨다스가 그녀가 불타는 동안 남은 액체를 뿌리는 등 지나치게 잔인한 행동을 했다”며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라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에 키샨다스 측 변호인은 “략슈미의 죽음은 사고였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민족 국가인 인도에서는 피부색과 관련한 차별이 만연해 이번 사건이 큰 관심을 끌었다.

인도에서는 피부가 흰 여성이 인기가 많으며, 피부 미백 제품은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인도에서는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조롱을 받은 여성이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김명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