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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신라면배 '끝판왕' 신진서 "대회 최다승 기록, 다시 한국으로 가져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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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6연패·최다연승 자체 경신 동시 사냥
G.O.A.T 논쟁엔 "예전엔 신경썼지만, 생각 바꿔"
이창호 9단은 가장 존경하는 기사
"넘어야 할 상대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현존 최강' 신진서 9단이 3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나서는 각오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현존 최강' 신진서 9단이 3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 나서는 각오와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농심신라면배 최다승 기록을 다시 한국으로 가져와야죠.”

조곤조곤한 말투 속에 숨겨진 자신감은 여전했다.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국이 열린 3일 중국 칭다오 농심공장에서 만난 신진서 9단은 대회 최다승 기록 경신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농심신라면배 출격 초창기 2패를 당한 후 18연승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현재 판팅위 9단(21승9패)과 이창호 9단(19승3패)에 이어 최다승 3위에 랭크 돼 있다. 신 9단은 "판팅위 9단도 현역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면서도 "언젠가는 최다승 기록을 한국으로 다시 가져올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자신감이다. 신 9단은 제22회 대회부터 마지막 주자로 나서 △5승(제22회) △4승(제23회) △1승(제24회) △6승(제26회) △2승(제27회)을 거두며 한국의 대회 5연패를 이끌었다. 이 중 가장 힘들었던 승부는 단연 막판 6연승을 거뒀던 제26회 대회다. 그는 "인공지능(AI)으로 보면 앞서 거둔 5승이 쉬워 보일 수 있겠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 도전하는 입장이라 어려웠다"며 "특히 (구쯔하오 9단과의) 최종국에선 평소였으면 졌다고 생각할 정도의 큰 위기가 있었다. 거의 정신을 놓고 있었는데, 상대도 사람인지라 나와 비슷하게 압박을 느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진서(오른쪽 두 번째) 9단이 2024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시상식에서 홍민표(왼쪽 두 번쨰) 감독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신 9단은 이 대회에서 막판 기적 같은 6연승을 거두고 대역전 우승까지 일궈 냈다.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오른쪽 두 번째) 9단이 2024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시상식에서 홍민표(왼쪽 두 번쨰) 감독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신 9단은 이 대회에서 막판 기적 같은 6연승을 거두고 대역전 우승까지 일궈 냈다. 한국기원 제공


이 대국으로 신 9단은 전설 이창호 9단의 '상하이 대첩(제6회 대회 막판 5연승)'을 소환했다. 조심스레 'G.O.A.T(Greatest Of All Time·역사상 최고의 선수)' 논쟁이 고개를 든 것도 이 즈음이었다. 이에 대해 신 9단은 "사실 예전에는 (선배들과 비교하는 평가에) 신경을 썼던 것 같다. 세계대회에서 지면 조훈현·이창호·이세돌 사범님들의 강인한 정신력이 자꾸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며 "스스로를 핍박하고 한판 한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서 살도 많이 빠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신 9단은 "일단 중국 기사들에 대응할 수 있는 실력부터 갖춰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또래 기사 중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현재는 세계대회에서 총 13번 우승하는 게 목표다. 이창호 사범님은 가장 존경하는 기사이지 넘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제27회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박정환(왼쪽부터), 신진서, 이지현, 안성준, 강동윤이 2일 중국 칭다오 쉐라톤 칭다오 자오저우 호텔에서 열린 개막식 도중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제27회 농심신라면배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 박정환(왼쪽부터), 신진서, 이지현, 안성준, 강동윤이 2일 중국 칭다오 쉐라톤 칭다오 자오저우 호텔에서 열린 개막식 도중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그는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한국의 6연패 가능성을 5대5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신 9단은 "한국이 기세면에서 유리하긴 하지만, 농심신라면배 전체를 돌아보면 대부분 최종국 승리로 정상에 섰다. 그만큼 (기사 한 두 명에 기대는) 불안함이 있다"며 "반대로 중국은 선봉장이나 두 번째 주자가 많은 대국을 치렀다. 어떻게 보면 5대5도 자신감의 표현이다"고 부연했다.


그렇다고 신 9단이 6연패를 비관하는 건 아니다. 한국의 우승과 개인 최다연승 기록(18연승) 자체 경신을 동시에 노린다. 신 9단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사라지면 승부사가 아니다. 이미 농심신라면배에선 이룰 건 다 이뤘으니, 부담을 내려놓고 승부에 임하려 한다. 그러면 좋은 바둑을 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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