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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경찰, ‘반정부 시위’ 대학에 최루탄·고무탄 발포…부상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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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학생 시위대가 앞서 시위에서 발생한 경찰 폭력에 항의하며 주요 도로를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2일 학생 시위대가 앞서 시위에서 발생한 경찰 폭력에 항의하며 주요 도로를 막고 타이어를 불태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국회의원 주택수당 문제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여전히 번지고 있는 가운데,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이 중국 방문 취소 계획을 번복하고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2일 로이터 통신과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반둥 지역에 있는 반둥이슬람대학교(UNISBA)와 파순단대학교 인근에서 경찰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에게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 학생은 캠퍼스 내에서 최소 40발의 최루탄을 발견했다며 “시위대가 부상을 입었을 경우에 대비해 구급대원 역할로 파견된 우리에게도 경찰이 최루탄을 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 연합단체의 대표는 “반둥이슬람대학교 학생이 고무탄에 맞아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둥이슬람대학교 학생회는 경찰이 반대 의견을 억누르기 위해 캠퍼스를 “잔혹하게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학교 캠퍼스에 들어가지 않았고, (학교) 건물 주변에 모인 학생이 아닌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제 사회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하고 나섰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인도네시아 당국의 인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시민들도 소셜미디어에 관련 해시태그 ‘리셋인도네시아’(#ResetIndonesia)를 달아 ‘경찰의 폭력 중단’과 ‘적정 임금 보장’ 등 25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일부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서 정부 검열을 피하기 위해 인도네시아어를 한글 발음으로 써서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의원 580명이 매달 5천만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수당을 받아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달 25일 시작됐다. 정부는 전국에서 수도 자카르타로 모인 의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자카르타 최저임금(월 540만루피아)의 10배에 이르는 수당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높은 실업률, 저임금, 물가 상승 등으로 고통받는 인도네시아 시민들의 불만이 국회의원 주택 수당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다. 지난달 28일에는 20대 오토바이 배달 기사가 경찰기동대 소속 장갑차에 치여 숨진 사건 뒤 시위는 전국으로 번졌다. 인도네시아 언론 자카르타포스트 등은 이번 사태로 10명이 사망하고 20명이 실종됐으며 50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시지티엔 갈무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고 있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시지티엔 갈무리


전국적 반정부 시위 확산에 놀란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회의원 주택수당을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숨진 오토바이 배달 기사 유족을 찾아가 위로하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중국 방문 취소 계획도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달 3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시위 상황이 비교적 누그러졌다고 판단하고 2일 출국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등 기념행사에는 참석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이 생각을 바꿔 전승절 행사에 다시 참석한 데는 중국 쪽이 강하게 요청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천안문(톈안먼) 북쪽 단문(돤먼)에 회색 양복, 빨간 넥타이에 챙이 없는 인도네시아 전통 모자인 페치를 쓰고 26개국 외국 정상 중 한명으로 행사장에 입장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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