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경축행사 열병식에 등장한 쥐랑(JL)-3 미사일.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중국이 3일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경축행사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만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대거 공개했다. 미국 항공모함에 대응할 핵심 전력인 초음속 대함 미사일, 초대형 무인잠수정 등도 선보이며 세 과시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날 오전 베이징 천안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자체 개발한 탄도미사일인 ‘둥펑’의 최신형 ‘DF-61’을 최초 공개했다. DF-61은 앞서 중국이 2019년 열병식 때 내보인 둥펑-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기존 모델인 둥펑-41이 1만2000km~1만5000km 사거리로 미국 워싱턴디시까지 날아가는 점으로 미루어, DF-61 역시 미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둘 것으로 보인다.
전 지구를 사정권으로 한다는 다탄두 대륙간 전략핵미사일 DF-5C도 공개됐다. 관영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는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최대 2만km에 달해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전했다.
사거리 5000km로 알려진 중거리 탄도미사일 DF-26D도 열병식에 나왔다. 이 미사일은 미국령인 괌까지 날아가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으로 보인다. 초음속인 데다 날아가는 동안 회피 기동이 가능해 미국 미사일방어망(MD)을 뚫을 수 있다고 평가된다. 사거리 1만1000km 이상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DF-31BJ,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두는 최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JL)-3도 이날 참여했다.
대함 무기로는 초음속 미사일 잉지(YJ)-17에 관심이 쏠렸다. 회피 기동이 가능해 미군 항공모함에 큰 위협으로 꼽히는 무기다. 길이 18m 이상의 ‘해저 드론’으로 불리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 모델 AJX002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프랑스 해군전문 매체인 네이벌 뉴스는 “(이 무기의 등장은) 중국 해군이 초대형 무인잠수정 확대 운용하려는 노력에 진전이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다른 나라 해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로 초대형 무인잠수정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 전력으로는 스텔스 전투기인 젠(J)-35와 J-20S가 등장했다. J-35는 항공모함 탑재와 지상 기지 배치가 가능한 모델로 각각 설계됐다. 이밖에 정밀 타격·공중 정찰에 특화된 무인 전투기 궁지(GJ)-11 등 다수의 무인기·무인헬기가 등장했다.
중국이 이들 무기를 통해 해상 방어선인 ‘도련선’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1도련선은 한반도-일본 규슈-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을 잇고, 제2도련선은 일본 이즈 제도~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를 잇는다.
중국은 이른바 ‘반접근 지역거부’로 도련선 전역을 방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접근 지역거부란 먼 바다에서부터 미사일·잠수함 등을 동원해 미 항공모함 전단의 중국 접근을 거부하고, 미군이 중국 근처에 도달하더라도 소모전으로 격퇴하는 방식이다. 초음속 대함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무인 잠수정 등이 이 전략의 핵심 수단이다.
중국이 방어에 그치지 않고 탄도미사일 등으로 미국과 동맹국을 타격할 능력을 과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인민해방군은 이전까지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최신 군사 장비들을 선보였다”며 “인민해방군이 단순히 서방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미래 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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