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개발한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 디스플레이로 전력 소모가 적은 ‘전자종이’를 사용했다. |
길거리 정거장에 세워진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는 자신이 타고자 하는 버스가 어디쯤 왔는지를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준다. 유용한 기능이지만 전기 사용량이 많아 대규모 전력망이 갖춰진 큰 도시 위주로 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내 연구진이 소형 태양 전지판이 감당할 정도로 전기를 적게 먹는 디스플레이인 ‘전자종이’를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에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하면 중소도시나 오지에 사는 시민에게도 버스 도착 시간을 원활하게 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외부에서 전력을 공급받지 않아도 작동할 수 있는 에너지 자립형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현재 전국 곳곳에 설치된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의 디스플레이로는 전력 소모가 많은 액정표시장치(LCD)나 발광다이오드(LED)가 쓰인다. 두 디스플레이 모두 외부에서 전력을 다량 공급해야 작동한다.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를 세우기 위해서는 전력망이 잘 갖춰진, 대도시라는 지리적 조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력을 끌어오려면 지반 굴착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 디스플레이를 전자종이로 바꿨다. 미국 기업 아마존의 독서용 단말기 ‘킨들’에서도 사용되는 전자종이는 음전하를 띤 검은색 입자와 양전하를 띤 흰색 입자가 내부에 들어 있다.
전기를 통하게 하면 검은색 또는 흰색 입자가 움직이며 글자·그림을 표현한다. 그런데 움직임이 멈춘 입자는 전기를 끊어도 얼음처럼 제자리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전자종이는 전력을 적게 먹는다.
전자종이 전력 사용량은 LCD보다는 94%, LED보다는 91% 적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소량의 전기만을 생산할 작은 태양 전지판을 새로운 버스 도착정보 안내장치에 부착했다. 외부 전원 공급은 필요 없도록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새 안내장치가 중소도시나 교통 소외 지역에서 널리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승객 수요만 있으면 정교한 전력 공급망 없이도 어디든지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간벽지 주민이 언제 올지 정확히 모르는 버스를 정거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피하도록 할 수 있다.
박선규 건설기술연구원장은 “이번 기술은 교통정보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교통 약자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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