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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샤넬백 받고 “통일교 위해 정부 차원 노력” 전화

중앙일보 손성배.이찬규.양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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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명품 가방 등을 선물받은 뒤 “대한민국 정부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반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6000만원대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뒤엔 건진법사 전성배(64·구속)씨가 “여사님이 큰 선물이라 놀라셨다”고 분위기를 통일교 측에 전했다고 한다.

3일 중앙일보가 확인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김 여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공소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1271만원 상당 샤넬백 등 선물을 건네받은 직후인 지난 2022년 7월 15일 윤영호(48·구속기소)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통일교 교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전씨를 통해 통일교 측의 6220만원 상당의 영국 명품 그라프 목걸이를 받은 것으로 특검팀은 확인했다. 전씨는 8월 1일 선물을 수령한 김 여사의 반응을 묻는 윤 전 본부장에게 “여사님이 큰 선물이라 놀라셨는데, 별 다른 말씀이 없다”고 전한 내용도 공소장에 담았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의 김 여사 청탁이 한학자 총재가 승인 하에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4월쯤 한 총재에게 "대통령 취임식에 맞춰 김 여사에게 선물을 하겠다"는 취지로 보고하고 승인 받은 사실을 파악하면서다.

이후 전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김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를 실행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공소장엔 한 총재가 2019년부터 정교일치 이념을 내세워 국가 운영을 위한 정치 지도자를 물색해 윤 전 대통령을 교단 차원에서 지원했다고도 썼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샤넬백 2개(총합 2000만원대)와 그라프 목걸이(6200만원대)를 건넨 날짜를 특정했다. 800만원대 샤넬백은 2022년 4월 7일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4월 23일 김 여사에게 비밀리에 통일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4월 30일엔 UN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등 통일교 측 청탁 사항을 메시지를 김 여사에게 보내기도 했다.


전씨가 1200만원대 샤넬백을 수령한 시점은 2022년 7월 5일로 파악됐다. 이보다 앞서 6월 26일 윤 전 본주장이 전씨에게 선물 공여 의사를 전달했으나, 전씨는 “내일(6월 27일) 오후 2시에 출발하여 7월 1일에 돌아오니 다음주에 연락달라”고 답하는 등 수수 일자를 조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고, 일정 도중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건넸다고 자수한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다.

그라프 목걸이는 전씨가 7월 29일 서울 광진구의 한 호텔에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수령했다. 이와 함께 통일교 측 행사에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는 등 청탁 사항을 함께 전했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케냐 영부인 만나 “새마을운동” 배경에 통일교



특검팀은 김 여사가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을 언급한 배경에 통일교 청탁이 있었다고도 적시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11월 2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케냐 영부인과 환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새마을운동을 소개하며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마을운동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공소장엔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3월 22일 당선인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을 서울 통의동 사무실에서 만나 “아프리카 유니언 행사 비용을 국가 ODA(공적개발원조)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이후 인수위 시절부터 움직임이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3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2022년 3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대통령을 독대한 날, 통일교 건물을 찾은 뒤 독대 자리에도 배석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한학자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현안 사업을 청탁하고 “재임 기간에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답변을 받는 등 1시간가량 접견한 걸로 조사됐다.


독대 일주일 뒤인 3월 30일 외교부 외교안보분과가 작성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엔 아프리카 ODA 2배 증액 목표 등 새 정부의 외교 비전 발표 계획이 세워졌다. 2024년 6월엔 윤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손성배·이찬규·양수민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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