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카와이”…서울에 핀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

헤럴드경제 김현경
원문보기
가고시안,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개최
‘활짝 웃는 꽃’과 금박 회화·조각 전시
회복·희망 메시지 속 후기 자본주의 취향 통찰
무라카미 다카시가 1일 APMA 캐비닛에서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무라카미 다카시가 1일 APMA 캐비닛에서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알록달록 무지갯빛의 꽃이 활짝 웃는 얼굴로 반긴다. 예술 작품이지만 어디에나 어울릴 것 같은 친근한 그림이다.

‘꽃’ 이미지로 잘 알려진 일본 팝아트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가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왔다.

가고시안은 내달 11일까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프로젝트 공간 APMA 캐비닛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신작 회화와 조각을 소개하는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무라카미 다카시: 무라카미좀비’ 후 2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전시로, 삼성미술관 플라토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2013) 이후 서울에서 개최되는 첫 개인전이다.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은 다양한 재료, 기법, 형식을 바탕으로 무라카미의 작품 세계에서 지속해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작가의 대표적 이미지로 잘 알려진 ‘활짝 웃는 꽃’은 그가 수학한 일본 전통 회화 양식이자, 자연 형태를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둔 니혼가(nihonga)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1995년 그의 작업에서 처음 등장한 꽃 모티프는 전통 기법과 대중적 이미지, 특히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차용한 시각적 요소, 강박적 성향의 하위문화 현상인 오타쿠, 귀여움을 뜻하는 ‘카와이(kawaii)’ 감성을 평면 위에 복합적으로 융합한 ‘슈퍼플랫(Superflat)’ 미학과 맞닿아 있다. 꽃 아이콘은 미스터 디오비(Mr. DOB)와 같은 다른 도상들과 더불어 판화, 영화, 디지털 아트, 상품, 회화, 조각 등 수많은 매체로 확장되 작가의 작품 세계 속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아이코닉한 초상으로 단독 묘사되거나, 별자리처럼 정교하게 배열되기도 하는 꽃 모티프는 숙련된 장인 정신과 대중적인 매력을 결합해 고급 예술과 대중매체의 서사를 아우르는 작가의 상징적 도상이다.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후기 자본주의 소비문화와 취향에 대한 작가의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 ‘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2025). [무라카미 다카시, 카이카이 키키]

무라카미 다카시 ‘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2025). [무라카미 다카시, 카이카이 키키]



이번 전시의 대표작 ‘Summer Vacation Flowers under the Golden Sky’(2025)에서는 해골 문양이 양각된 금박의 화면 위에 만개한 꽃들로 가득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활짝 웃는 꽃’과 다른 전통 회화 느낌의 ‘Tachiaoi-zu’는 일본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17세기의 화가 오가타 코린이 금박 바탕에 붉은색, 분홍색, 흰색의 접시꽃을 그린 ‘국화도 병풍’을 무라카미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Hello Flowerian(2024)이라는 동일한 제목의 두 조각 작품은 좌대 위에 서 있는 꽃 얼굴의 작은 인물 형상으로 한 점은 선명한 무지개색 채색으로, 다른 한 점은 반짝이는 금박 마감으로 제작되었다. 표면적으로는 다른 전시작들과 다름없이 밝은 모습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하게 묘사된 캐릭터들의 외관은 전후 일본이 겪은 경제적·사회적·심리적 불확실성을 향한 작가의 복합적인 시선을 내포하고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 ‘Tachiaoi-zu’. [무라카미 다카시, 카이카이 키키]

무라카미 다카시 ‘Tachiaoi-zu’. [무라카미 다카시, 카이카이 키키]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이란 전시 제목은 작가의 핵심 개념인 ‘카와이’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는 여름방학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한국 관람객들이 어떤 것을 더 좋아할지 고민하면서 세세하게 준비해 ‘서울’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무라카미는 30주년을 맞은 ‘슈퍼플랫’에 대해 “동양에서는 플랫함을 통해 많은 것을 표현하고 소셜미디어에서도 플랫한 공간을 통해 많은 것들을 보고, 현재도 보여지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내가 미리 예언해서 맞춘 것이 아닌가 해서 만족하고,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사람이 같은 지식을 평평하게 가질 수 있는 사회, 플랫한 사회가 또 나타나서 다시 한번 플랫함이 이어지고 있구나’ 느끼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저 강아지 귀엽다’. ‘저 나무가 예쁘다’ 같은 것들을 공유하게 됐다. 그러면서 아티스트들에게도 귀엽다는 ‘카와이’를 만들어 좀더 다른 장을 열어 준 것 같다”는 소회를 전했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차은우 탈세 의혹
    차은우 탈세 의혹
  2. 2또럼 서기장 연임
    또럼 서기장 연임
  3. 3이사통 고윤정
    이사통 고윤정
  4. 4이재명 울산 민생쿠폰
    이재명 울산 민생쿠폰
  5. 5이혜훈 부정청약 의혹
    이혜훈 부정청약 의혹

헤럴드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