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외교 무대 선 김정은…中 열병식서 북중러 정상 나란히

북중러 정상 톈안먼 망루서 한자리에 모여
시진핑 "공생·제로섬 기로…평화의 길 갈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시진핑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입장했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오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장에 시진핑 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민복 대신 양복 차림을 하고 전용 차량에서 내린 뒤 레드카펫을 밟아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행사장으로 걸어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와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어 시 주석을 가운데로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톈안먼 망루를 향해 걸어 올라갔다. 이후 시 주석 왼쪽에는 김 위원장이, 오른쪽에는 푸틴 대통령이 섰다. 북중러 정상의 결집은 66년 만이다.

의전 서열 2위 우원식 국회의장 역시 전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만나 대화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승전 방문을 고심했으나 한미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시 주석은 기념 연설을 통해 "역사는 인류의 운명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돼 있고 각국, 각 민족이 평등하게 서로를 대하고 화목하게 서로의 관계를 유지해야만 공동의 안보를 지키고 전쟁의 근원을 없앰으로써 과거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인류는 평화나 전쟁, 대화와 대립, 그리고 공생과 제로섬의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며 "중국은 인류 문명의 진보에 설 것이며 평화 발전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 나갈 것이며 세계 각국 인민들과 손잡고 인류운명공동체로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승절 행사는 시 주석 주재로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부터 70분간 진행된다.

전날 김 위원장과 전용열차로 베이징에 도착한 딸 주애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배우자 리설주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북한은 이날 김 위원장의 중국 베이징 도착 소식을 대외 매체에 이어 내부 매체를 통해 주민들에게 알렸다. 여기서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사진도 연달아 실었다.

사진에서 주애는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에 내려 중국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를 김 위원장 바로 뒤에서 지켜봤다. 최선희 외무상, 조용원 당비서 등 수행이 멀찍이 떨어져 있는 모습과 대조됐다. 주애는 이번 열병식에 동행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4대 세습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js881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