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0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중 열병식 시작되자 “미국 상대로 음모 꾸미는 푸틴·김정은에 안부 전한다” 비꼰 트럼프

경향신문
원문보기
북중러 밀착에 “우려 안 해”
세 정상과 친분 과시했지만
행사엔 ‘불편 속내’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이 시작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멋진 날을 맞이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을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이는 북·중·러 정상 간 밀착에 대해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세 정상과의 친분을 과시했지만, 결국 뼈를 담아 비꼬면서 경고를 날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병식이 시작된 직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중요한 질문은 중국이 자유를 쟁취할 수 있도록 미국이 제공했던 막대한 지원과 ‘피’에 대해 (시 주석이) 언급할 것인지 여부”라면서 “중국의 승리와 영광을 위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미국인의 용맹과 희생이 마땅히 기려지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훌륭한 중국 국민이 오래도록 기억될 멋진 날을 맞이하기 바란다”면서 “당신들이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는 동안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에게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취재진으로부터 북·중·러 밀착을 도전으로 보거나 미국에 대한 견제로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중국은 우리가 필요하다”면서 “나는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지만,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콧 제닝스 라디오쇼’에서도 중·러가 밀착해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은 미국을 향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북·중·러 정상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국가가 미국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그러나 애써 태연한 척 했어도 이를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편할 리 없다.


푸틴 대통령은 알래스카 회담 후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응하긴커녕 오히려 공세를 강화하고, 시 주석과 끈끈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연내라도 만나고 싶다고 했던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의 관계 개선까지 이뤄내면 북·미 정상회담 성사 유인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3일 중국 전승절 기념 행사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타스연합뉴스

3일 중국 전승절 기념 행사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타스연합뉴스


이날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 위원장이 함께 사이좋게 걸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이다. 냉전 시대를 이끌었던 마오쩌둥, 이오시프 스탈린, 김일성도 함께 찍은 사진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 셋이 한 화면에 담긴 것은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다.

친트럼프 매체에서도 북·중·러 연대 강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뉴욕포스트는 “(전승절을 계기로) 북·중·러 사이에서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는 이들 세 정상과의 친밀한 관계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평화중재자로서 자신을 자리매김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폭스뉴스에서도 진행자가 중·러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자, 출연자인 존 티커 전 공군 준장은 “중·러만이 아니라 이란과 북한까지 가까워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마치 기존의 동맹 관계를 거래적 관계로 대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 “그러나 우리에게는 지난 80년 동안 동맹들과 쌓아 올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있다. 중국이 구축하고 있는 거래적인 관계를 뛰어넘는 우리의 동맹 관계를 계속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정관장 인쿠시
    정관장 인쿠시
  2. 2통일교 의혹 전재수
    통일교 의혹 전재수
  3. 3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개장
  4. 4민희진 뉴진스 라이벌
    민희진 뉴진스 라이벌
  5. 5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김단비 우리은행 4연승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