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에게 고가 장신구를 건네며 사위의 인사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변호사)을 2일 동시에 불러 조사했다. 또 특검팀은 통일교의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로비 의혹 정점에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오는 8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9분께 조사를 받으러 서울 종로구 광화문 케이티(KT) 웨스트빌딩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로 휠체어를 타고 들어섰다. 이 회장은 건물 밖 취재진이 대기하던 포토라인 앞에서 ‘김 여사에게 목걸이 직접 준 게 맞나’, ‘목걸이 선물과 사위 인사 청탁 연관이 있나’, ‘청탁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도 알고 있었나’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조사 도중 이 회장이 혈압 등 건강 문제를 호소해 조사 시작 7시간 만인 이날 오후 5시 조사를 마쳤으며, 추가 조사 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2022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순방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 등 고가 장신구 3점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며 사위인 박 변호사의 인사 청탁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장신구 3점의 가격은 총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 하루 전인 지난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수서를 특검팀에 제출했다.
실제로 박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한 전 총리는 2022년 6월 비서실장 임명 당시 “대통령께 생각하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했더니 며칠 뒤에 박 변호사 이력서를 하나 보내줬다”며 윤 전 대통령이 박 변호사 임명에 관여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도 부탁했다고 밝혔는데, 2022년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실제 참석하면서 이 역시 성사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크리스티앙 디오르(크리스챤 디올) 백을 건네는 영상이 공개(2023년 11월)될 무렵인 2023년 말∼2024년 초 김 여사로부터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돌려받았고, 김 여사가 “잘 썼다”고 말한 사실도 자수서에서 공개했다. 다만 귀걸이는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과 박 변호사를 상대로 김 여사에게 목걸이가 전달됐다가 되돌아온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김 여사에게 건넨 목걸이와 박 변호사의 공직 임명 사이에 대가 관계가 있는지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한 특검팀은 통일교의 윤 전 대통령 부부 로비 의혹과 관련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8일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최근 보냈다. 한 총재는 ‘통일교 2인자’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통해 통일교 현안 청탁과 함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한 총재 쪽은 아직 특검팀에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날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당시 국토교통부 담당 실무자였던 김아무개 서기관의 근무지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김 서기관은 지난 7월에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특검팀은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종점 노선을 김 여사 일가 땅이 있는 일대로 변경해 특혜를 주려고 민간 용역업체에 종점 변경을 압박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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