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와 NC의 2025 KBO리그 맞대결이 펼쳐진 2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 전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던 NC 이호준 감독이 시즌 중반 KIA에서 트레이드되어온 홍종표에 대해 이런저런 조언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떤 얘길 해줬냐 묻자 이 감독은 “멋이 좀 많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그런 것 좀 빼고 기본기로 배팅하라고 조언해줬다. 올해가 아닌 내년을 위한 포석이다. 지금 (홍)종표는 대주자나 대수비로만 주로 활용하니까 타석에 들어서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2군에 간 (서)호철이 올라올 수 있을 때 다시 스위치하려고 한다. 지금 잡아줘서 2군 내려가면 배운대로 기본기에 충실한, 자신의 툴에 맞는 타격을 몸에 익히게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LG 신민재와 문성주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이 감독은 “그 둘이 요즘 정말 잘 치길래 물어봤다. 뭐가 좋아졌냐 그랬더니 (신)민재로 원래 타격 시작이 뒤에 가 있었는데, 이제는 귀 아래에서 시작해서 바로 내려온다고 하더라. 그렇다보니 공을 더 오래 볼 수 있고, 변화구에 속는 경우도 적어지고, 컨택이 좋아졌다. (문)성주는 원래 그렇게 치는 타자였다. 배트를 귀 뒤에 붙이고 가만히 서서 무슨 구종을 노리는 지 도통 파악이 안 되는 타자다. 이런 모습을 좀 배웠으면 한다”고 전했다.
확대 엔트리에 맞춰 NC는 이날 선발로 나서는 김태경을 비롯해 야수에는 오영수, 안중열, 박시원, 도태훈을 올렸다. 2군에서 올라온 오영수는 6번 지명타자, 도태훈은 8번 3루수로 선발 출장시킨 이 감독은 “상대 선발이 고영표인데, 우리 팀이 고영표에게 약하지 않나. 좌우 타자에 따라 고영표의 기록을 보니 피안타율이 2푼 정도 차이나더라. 그래서 좌타자인 오영수와 도태훈을 선발 출장시켰다. 데이비슨이 고영표에게는 제일 약하긴 한데, 그래도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줘달라는 마음에 선발 출장시켰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인천 SSG전에서 NC는 0-4로 뒤지던 경기를 4회 1점, 5회 7점으로 8-4로 뒤집었으나 5,6회에 석점씩 내주며 결국 8-10으로 패했다. 5강 경쟁을 위해 1승, 1승이 급한 상황에서 나온 통한의 패배였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아쉬운 경기를 꼽으라면 두 번째라고 할 정도로 아쉬웠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지난주 LG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였다. 그때는 정말 잠을 못 잘 정도로 아쉬웠다. 두 경기 다 선택을 머뭇거렸던 게 있는데, 촉대로 했으면 상황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는데, 바꿔야겠을 때 바꾸고, 그냥 가자 했을 때 가고 속대로 했으면 덜 아쉬웠을텐데...그러지 못해 더 아쉽 다”라고 설명했다.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120경기를 소화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다른 팀들은 하루, 이틀씩 휴식을 취하고 경기를 할 때도 있지만, NC는 당장 이번주 6연전을 모두 치러야 한다. 이 감독은 “험난하다. 경기가 많이 남은 게 유리할지, 불리할지. 우리가 많이 이기면 유리할테고, 지면은 불리하지 않겠나. 그냥 한 경기, 한 이닝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감독 첫해인데, 내 나름대로는 내가 뭔가 뾰족한 수를 내고, 대책을 내고 그러고 싶은데, 하루하루가 그렇게 안 된다. 결국 가지고 있는 전력, 자원 속에서 어떻게 하면 득점을 더 내고, 실점을 덜 낼지...뾰족한 수는 안 나오지만, 그대로 밀고 나가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쉬었다 들어가고 하면 3~4선발로 충분히 돌리면서 선발진 운영에 숨통이 좀 트일텐데, 우리는 6연전, 6연전, 5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반면 상대팀의 1~3선발을 계속 만나야 한다. 이런 상황이 좀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위권은 역대급 순위싸움이 진행되고 있다. 가을야구 초대장 3장을 두고 승차없이 3~5위를 형성 중인 SSG, 롯데, KIA에 6위 KT, 7위 NC, 8위 KIA까지 7팀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사람 좋기로 유명한 이 감독도 날카롭게 만든다. 그는 “1년 농사가 이번 달에 풍흉이 결정되니 상당히 날카로워지고, 웃음도 잃게 만들더라. 쉬는 날엔 좀 쉬어야 하는데, 온통 머릿 속엔 야구 생각뿐이다. 그래서 ‘와, 나 같이 성격 좋고, 리프레쉬도 잘 하는 사람도 이정도면, 우리 스태프들이나 선수들은 더 하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오늘 점심 먹으며 스태프들에게 얘기했다. 내가 이정도인데, 당신들은 오죽하겠냐고. 정말 쉽지 않다”라며 웃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똘똘 뭉쳐서 힘든 상황을 이겨내면 보람이나 뿌듯함도 훨씬 더 많이 생길 것이다. 힘든 상황을 잘 헤쳐나가보겠다. 이런 게 내년에도 분명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수원=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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