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에 '베이징 사정권' 타이폰 첫 배치…긴장감 고조

전승절 북중러 정상 한자리 모인 후
일본 배치는 처음 …실사격은 안 해

미국 육군의 중거리미사일 발사 체계 '타이폰'의 모습. 미 육군 제공

미군이 이달 11~25일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타이폰'을 일본에 배치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배치하는 미사일에 따라선 중국 베이징도 사정거리에 포함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미 군사전문매체 USNI는 1일(현지시간) 타이폰이 오는 11일부터 25일까지 미 해병대와 일본 육상자위대의 합동훈련인 '레졸루트 드래곤 2025'를 위해 일본 이와쿠니 해병대 비행장(MCAS)과 인근 지역에 배치된다고 보도했다.

타이폰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사거리 2,000㎞ 이상)과 SM-6 신형 요격 미사일(사거리 400㎞ 이상) 등을 발사할 수 있는 지상 발사형 시스템으로 트럭이나 열차, 해상 및 항공 수단을 통해 은밀하게 전개 및 배치가 가능하다.

타이폰이 일본에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실사격은 이뤄지지 않고 훈련이 끝나면 철수될 예정이다. 일본 방위성은 미군이 타이폰을 일본 내 영구 배치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해 4월 필리핀군과의 합동 훈련을 계기로 필리핀에 타이폰을 배치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 앞서 미군의 공격용 무인 항공기 MQ-9 리퍼 6기의 주둔 기한도 무기한으로 연장됐다. MQ-9 리퍼는 지난해 8월부터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운용 중이다. 비무장 상태로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타이폰 일본 배치는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동중국해 해상에서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USNI는 "중국과 러시아의 선박·항공기가 이곳을 정기적으로 통과하며, 공동 항해나 폭격기 비행 등 합동 작전을 수행한다"며 "동중국해는 불법 선박의 물자 수송 등 대(對)북 제재 위반 활동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짚었다.

중국은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의 장샤오강 대변인은 타이폰 일본 배치설이 거론된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이다. 이 중요한 역사적 시점에 일본은 과거로부터 깊은 교훈을 얻고, 군사 안보 분야에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