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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략 속도 내는 'K선케어'…남은 숙제는 '규제'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윤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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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에 차별성까지…K선케어, 미국서 호조
발목 잡는 'OTC 규제'…활성 성분 승인 부재
"국제 기준 통합 필요성…변화 움직임 감지"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은 미국에서 '선케어(자외선 차단제) 강자'다. 단순 자외선 차단 기능을 넘어 안티에이징까지 갖춘 제품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개발 규제에 가로막혀 혁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규제 완화와 현지 맞춤형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각광받는 이유

미국은 현재 'K선케어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자연스러운 발림성과 가벼운 제형, 우수한 품질이 결합되는 등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발랐을 때 하얗게 뜨는 백탁 현상이 없는 데다, 보습과 미백을 비롯한 다기능이 더해지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 속 뷰티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인종이 공존하는 미국에서 다중 피부톤에 적합한 제품 설계가 강점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국내 ODM 업계의 공이 크다. 현재 ODM 업체들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독자 개발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합 포뮬러 기술들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생산 인프라는 물론 진출국에 맞는 안전성·유효성 데이터까지 확보하는 등 브랜드가 단독으로 충족하기 쉽지 않은 부분까지 해결하고 있다. 고객사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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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ODM 기업의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조383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8% 늘어난 13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맥스는 매출 1조2121억원, 영업이익 112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12.4%, 21.7% 성장했다. 양사 모두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일감이 늘어나는 만큼 생산능력(CAPA)도 확대하는 중이다. 앞서 한국콜마는 지난 7월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위치한 제2공장 가동에 나섰다. 2공장은 총 1억2000만개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1공장과 합하면 연간 생산능력은 3억개에 달한다. 코스맥스의 경우 올해 화성과 평택 등 국내 공장의 생산라인을 기존보다 30% 증설한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7억8000만개에서 9억7000만개로 늘릴 예정이다.규제의 벽

다만 이 같은 성장세와 달리 까다로운 규제는 걸림돌이다. 한국은 자외선 차단제를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햇볕에 그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품'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일반의약품(OTC Drug)'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광 화상 예방', '피부암 위험 감소' 등의 효능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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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 아닌 만큼 성분에 제약도 많다. 일례로 한국은 흔히 UVA와 UVB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베모트리지놀'을 주성분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을 인정할 뿐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제형, 라벨링 등도 FDA가 등재한 OTC 모노그래프 기준에 충족해야 한다. ODM 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제조 방식을 갖고 있어도 미국 기준에 맞춰 별도로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빠른 규제 대응력과 현지 인증 경험이 ODM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2013년 OTC 인증을 획득하며 미국 진출의 기반을 마련한 한국콜마는 현재 FDA 기준에 부합하는 자외선 차단제를 생산, 고객사에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2016년 화성공장에서 OTC 제조소 적합 승인을 획득한 이후 올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승인을 받는 등 규제 대응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또 규제 대응(RA) 조직과 법인 간 유기적인 협조도 강화하고 있다.성공 열쇠는

업계에서는 K선케어가 미국에서 더 성장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FDA의 OTC 규제 완화다. 글로벌 공조를 통해 유럽, 일본 등과의 국제 기준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예컨대 각국에서 공통으로 인정하는 국제표준화기구(ISO) 기준에 맞춰 성분과 효능을 규제에 반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 역시 중요하다.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피부 톤을 가진 소비자가 많아서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단순 선크림을 넘어 워터리한 세럼 타입, 선스틱·선쿠션, 자외선차단 기능이 탑재된 메이크업 제품 등 포맷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블루라이트, 근적외선 차단과 같이 지속 가능한 포뮬러를 적용한 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올리브영 자외선 차단제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올리브영 자외선 차단제 매대./사진=윤서영 기자 sy@


이미 미국 선케어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규제 변화도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활성 성분에 대한 FDA의 검토 및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자외선 차단제 표준을 현대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미국은 2021년 내부적으로 명령 제안을 발표, 지난 6월에는 미국 하원이 '세이프(SAFE) 자외선 차단제 표준법'을 상정했다. 업계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K선케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외선 차단 성분은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미국은 수십 년간 새로운 활성 성분의 승인이 전무한 상태"라며 "선케어가 이제는 단순한 자외선 차단을 넘어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결합한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규제 변화가 이루어지면 K선케어의 미국 시장 진입은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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