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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오토바이 배터리서 불나면…1600도 열폭주, 40초 만에 암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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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5평 실내 공간에서 전기 오토바이에 사용하는 배터리 화재 발생 뒤 내부 모습. 창문이 파열되고 벽면에 설치해둔 기기가 녹아내렸다.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약 5.5평 실내 공간에서 전기 오토바이에 사용하는 배터리 화재 발생 뒤 내부 모습. 창문이 파열되고 벽면에 설치해둔 기기가 녹아내렸다.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집 안 실내 공간에서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충전 중 화재가 발생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최근 전기 오토바이·전동 스쿠터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 화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국립소방연구원은 지난 1일 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충청소방학교에서 오토바이 충전에 사주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실험을 진행했다. 1일 오후 서울지하철 합정역에서도 승객이 소지하고 있던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고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실내 거주 공간과 비슷한 크기(길이 6m, 폭 3m, 높이 2.6m, 약 5.5평) 컨테이너 안에 전기 오토바이 충전에 활용하는 대용량 배터리를 설치하고 열폭주를 유도했다. 배터리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화재·폭발로 이어지는 열폭주가 시작되기 전엔 보통 하얀 오프가스(배터리 안 전해질 등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가스로 하얀 연기 분출)가 나타난다.



열폭주 전엔 보통 하얀 오프 가스가 발생하는데 실험을 한 실내 공간에선 연기 발생으로 40초 만에 시야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열폭주 전엔 보통 하얀 오프 가스가 발생하는데 실험을 한 실내 공간에선 연기 발생으로 40초 만에 시야 확보가 불가능해졌다.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실험 장면을 보면, 배터리에서 오프 가스가 발생하고 불과 40초 만에 가시거리가 0으로 줄어 시야 확보가 불가능했다. 오프 가스 발생 뒤 순식간에 열폭주가 일어나는 데 이때 온도는 1400~1600도까지 치솟는다.



이훈기 국립소방연구원 화재원인분석팀 연구사는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대용량 원통형 배터리 안에 있는 것들이 모두 연소가 될 때까지 열폭주가 일어나고 40초 만에 실내 공간에선 시야 확보가 안 되므로, 배터리에서 이상한 소음이나 가스가 나오면 진압을 시도하지 말고 곧바로 대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 조건을 놓고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연소 확대를 얼마나 저지하는지,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 연구사는 “연소 확대는 어느 정도 지연이 됐지만, 스프링클러 작동으로 발생한 수증기와 반응해 (고온 화상 등) 더 위험할 소지가 있다”며 “실내 공간에 머문 사람이 입는 신체 피해는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배터리 내부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는 모습. 국립소방연구원 영상 갈무리


국립소방연구원은 집 안 등 실내 공간에서 전기 오토바이나 전동 스쿠터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는지를 파악해 실내·외에서의 배터리 사용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 확보를 위해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실내 배터리 충전에 대한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 연구사는 “실내보단 대피로가 있는 실외에서 배터리 충전을 하는 걸 권장한다”고 말했다. 전날 합정역 화재의 경우 배터리를 충전하던 중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조상 결함이나 사용하다 충격을 받아 내부 손상이 있는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 화재는 지난 5월 49건에서 6월 51건, 7월 67건으로 두 달 사이 약 37%가 증가했다. 화재 예방을 위해선 배터리 충전이 끝나면 전원을 차단하고 외출하거나 잠자는 동안 장시간 충전을 삼가야 한다. 현관문이나 비상구 주변에서 충전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대피로가 막혀 참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 충전은 통풍이 잘되고 주변에 가연성 물품이 없는 장소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용 과정에서 배터리 외형이 부풀거나 과하게 열이 날 경우엔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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