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 만에 경질' 텐 하흐, 성명 공식발표..."구단은 날 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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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에릭 텐 하흐(55)가 독일 무대에서 불명예를 안았다. 바이어 04 레버쿠젠은 단 3경기 만에 텐 하흐 감독을 경질했고, 이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가장 빠른 감독 경질 사례로 남게 됐다. 충격을 받은 텐 하흐는 곧바로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하며 구단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지난 5월 사비 알론소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했던 텐 하흐를 불과 3경기 만에 내쳤다. 구단은 '필요한 조치'라며 경질을 발표했지만, 텐 하흐는 '구단이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레버쿠젠은 시즌 초반부터 흔들렸다. 첫 홈 경기인 호펜하임전에서 1-2로 패했고, 브레멘전에서는 수적 우위를 지키지 못한 채 3-3 무승부에 그쳤다. 개막 직전 DFB 포칼 1라운드에서 하부리그 팀 그로스아스파흐를 4-0으로 제압했지만, 이는 구단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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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쿠젠 CEO 페르난도 카로는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불가피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텐 하흐의 반응은 달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매니지먼트 대행사 SEG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리그 단 두 경기 만에 감독과 결별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새 감독은 자신의 비전과 철학을 심을 시간과 신뢰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구단은 나에게 전혀 시간을 주지 않았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나는 전혀 신뢰받지 못했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내게 신뢰를 준 구단들은 결과적으로 성공을 얻었다. 레버쿠젠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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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시장은 텐 하흐 감독에게 최악이었다. 플로리안 비르츠, 제레미 프림퐁, 그라니트 자카, 요나탄 타, 루카스 흐라데츠키 등 팀 내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그는 "새로운 팀을 만드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지만, 구단 수뇌부는 "현재 구성이 성공적인 팀을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결별을 선언했다.

레버쿠젠은 현재 새로운 감독 체제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번 해임으로 텐 하흐는 맨유 경질 이후 첫 직장에서조차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만 전직 맨유 사령탑 세 명이 동시에 무너졌다.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베식타스에서, 주제 무리뉴가 페네르바체에서 해고됐고, 텐 하흐도 레버쿠젠에서 자리에서 밀려난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맨유 사령탑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지휘했던 텐 하흐. 그러나 불과 1년도 안 돼 유럽 무대 두 번째 팀에서도 쓸쓸히 물러났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단명 감독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그의 지도자 경력에도 또 하나의 뼈아픈 오점이 남게 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