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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전공의들, 일도 공부도 줄여달라?…"실력파 사라져" 교수 한숨

머니투데이 정심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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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온 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지난달 29일까지 마무리돼 선발된 인턴·레지던트들은 이날부터 수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온 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지난달 29일까지 마무리돼 선발된 인턴·레지던트들은 이날부터 수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하반기 전공의 수련 개시와 함께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환자·보호자들의 환영도 잠시, 전공의들은 복귀와 동시에 '노동조합'을 설립하며 병원 경영진 압박에 나섰다. 일(진료)도 공부(수련)도 모두 줄여달라는 건데, 의대 교수들 사이에선 "전공의 복귀 효과는 예상보다 미미할 수 있다", "실력파 전문의를 배출하기 힘들어졌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가 짙다.

2일 보건복지부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이번 하반기 선발된 전공의는 총 7984명으로 집계됐다. 모집인원 대비 59.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체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 규모는 이번 하반기 선발인원과 기존에 수련 중인 인원을 포함해 총 1만305명으로 집계됐다. 예년(지난해 3월 기준 임용대상자 1만3531명) 대비 76.2%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전공의 자리의 76.2%가 채워졌다는 건데, 이는 단순 계산해도 의정갈등 이전에 전공의 100명이 하던 업무를 76명이 나눠 맡아야 하는 셈이다. 결국 전공의 1인당 업무량이 기존보다 늘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전공의들의 업무량은 의정갈등 이전보다 되레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한 1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한 1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에서 의료진이 병원 복도를 이동하고 있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전공의들은 1년 7개월만의 복귀 첫날인 지난 1일, 전국 단위 조합인 '대한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을 공식 설립하며 '인권 보장'을 외쳤다. 전공의노조는 향후 '근로시간 단축',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 처우 등과 관련해 정부 등과의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근무시간 단축 등 수련환경 개선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72시간 이내로, 연속 근무는 36시간에서 24시간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무시간 단축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복귀로 기존 인력과의 업무분담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놓고 고심이 깊다.

전공의 인원이 기존보다 줄어든 상황에서 1인당 업무량과 근로 시간, 수련 기간 등이 줄어들면 전공의들의 업무 상당수가 'PA간호사' 또는 '입원전담전문의'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우려에 대해 PA간호사들 사이에선 "PA간호사가 '전공의 기피 업무' 대체 인력으로 치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조된다. 이에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료지원업무(PA) 수행 간호사들은 이미 충분히 많은 업무를 맡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이유로) 기피한 업무를 간호사가 단순히 떠맡게 되면 과로할 위험이 커지고, 간호사 본연의 전문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은 진료지원업무(PA) 수행 간호사들을 활용해 의료 시스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정부와 의료기관은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한 1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 1층 로비에 환자들이 진료 후 대기하고 있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한 1일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병원 1층 로비에 환자들이 진료 후 대기하고 있다. 2025.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지역 대학병원에 복귀한 한 전공의는 "그동안 진료지원 간호사들이 인턴이나 레지던트들이 해 온 많은 업무를 해 왔는데, 실제 와서 보니 전공의들의 업무가 줄어 너무 편했다"며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지원 간호사를 두면 인건비가 많이 나가 빼려는 경우가 많은데, 지역의 경우 이들을 빼지 않는 조건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귀띔했다.

전공의 복귀 현황을 살펴봐도 어두운 미래가 예고된다. 필수 기피과로 꼽히는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대상 8개 전문과목', 즉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은 전공의가 예년 대비 70.1% 채워지는 데 그쳤다. 그 외 과목(88.4%)보다 18.3%P 더 작은 규모다. 한 의대 교수는 "사람이 귀한 필수 기피과에선 전공의의 입김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의학회 소속 한 교수는 "근무 시간을 줄일 거면 수련 기간을 늘려야 실력 있는 전문의를 배출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아쉬워했다. 수도권의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복귀에 대해 교수들은 대체로 반갑게 맞아 주고 있지만, 투쟁을 주도한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좋지 못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교수들도 상당히 있다"며 "전공의들이 수련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어 기존 전공의들과 향후 업무 분담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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