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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볍게, 더 전기차스럽게"… 아우디 프리미엄의 재정립

매일경제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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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A5.

아우디 A5.


아우디가 '와신상담'으로 돌아왔다. 단순히 한두 개 차량의 상품성을 높이겠다는 게 아니다. 전 차종의 세대변경을 앞세워 전동화 전환 전 마지막 내연기관 기술력의 정수를 불태우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이 같은 의지로 야심 차게 국내 시장에 먼저 들여온 차량이 A5와 Q5다. A5는 기존 A4와 A5를 하나로 통합한 세그먼트로 등장했다. 두 차량을 모두 경험하면서 느껴진 가장 큰 인상은 첫째, 기존의 아이덴티티인 묵직한 고급스러움을 가볍고 경쾌함으로 전환했다는 느낌이다. 두 번째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자연스러운 '페이드아웃' 효과를 잘 포지션했다는 느낌이다.

첫 번째는 우선 A5에서 가장 크게 느껴진다. 세대변경 전 A5를 소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전작은 무겁지 않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초반 가속감과 부드러운 승차감에서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신형 A5 가솔린 TFSI 모델은 차체가 가지고 있는 가벼움을 가속감에서 살려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국내 판매 차량에는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플러스를 적용하지 않았음에도 초반부터 조용하고 빠르게 치고 나가는 가속력을 만들어냈다. 이는 폭스바겐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형님' 격인 포르쉐 차량들에 먼저 적용됐던 가변터보지오메트리(VTG)가 적용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VTG는 보다 낮은 배기압으로도 터보압을 형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가속페달 전개 시 초반 터보랙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실제로 차량을 가속하면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초반 가속을 보여준다.

전매특허인 고속주행 안정감은 그대로 살렸다. 초반에는 다소 가벼웠던 주행감이 고속 영역으로 들어서면서는 전작과 같은 차분함으로 살아난다. 계기판을 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가속페달을 밟다보면 자꾸만 규정속도를 넘기게 된다.

아우디 Q5.

아우디 Q5.


A5와 Q5 두 차량 중 더 할 말이 많은 쪽은 사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5다. Q5는 국내에 디젤 버전인 TDI 모델만 들여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시승을 마친 상황에서 Q5가 디젤 모델이라고 비판하던 사람들에게 한마디 반문하고 싶어졌다. "주행하면서 한순간이라도 이 차가 디젤 차량임을 인지할 수 있을까?"


반문처럼 이 차량이 디젤임을 느낄 수 있는 때는 단 한순간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느낌만으로 차를 설명하자면 전기차인지 내연기관차인지 헷갈린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비밀은 MHEV 플러스에 있다. 아우디는 라인업의 전반적 세대변경을 통해 MHEV 플러스를 도입했다. 대부분 브랜드에서 차량 시동과 초반 약간의 가속감 정도를 돕는 데 쓰였던 MHEV의 성능을 강화한 버전이다. 가장 쉽게 느껴지는 차이는 전기모드로만 주행이 불가능한 MHEV와 달리 아우디의 MHEV 플러스는 시속 30㎞ 정도까지는 전기모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점은 디젤과의 궁합에서 온다. 디젤차를 국내에서 기피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특히 시동과 가속 초반에 크게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이 이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아우디는 디젤의 이 같은 단점을 모터로 극복해냈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내고,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엔진이 함께 붙으면서 가솔린 엔진에 맞먹는 부드러운 회전 질감을 만들어낸다.

아우디 Q6 이트론, Q8 이트론을 시승하면서 아우디의 전동화 프리미엄 전략의 핵심은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고급스러움에 차이를 두지 않는 것"이라고 느낀 바 있다. 아우디는 Q5에 전기 파워트레인을 약간 섞어내면서 두 가지 파워트레인의 간극을 더욱 좁히려고 한 듯하다. Q5를 타다가 충전 환경만 확보되면 자연스레 Q6 이트론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소비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아우르는 '아우디의 프리미엄'을 조용히 재정립하고 있다는 느낌이 총평이다.

A5와 Q5 두 차량의 실내 변화는 칭찬할 만하다. 센터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워 시인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구성 역시 꽉 채워 필요한 메뉴를 찾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특히 사소한 부분인데, 디스플레이를 터치하기 위해 다른 손가락을 지지할 만한 수평 공간을 만들어낸 점을 칭찬하고 싶다.


다만 다소 우려되는 실내 변화도 있다. 소재 부분이다. 특히 A5는 센터 디스플레이를 터치하기 위해 지지하는 부분에 하이글로시 마감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이 부분은 촉감이 좋지 않을뿐더러 강하게 누르면 다소 삐걱거리는 느낌도 준다. 전작 A5가 '오픈 포어'(나무 질감이 살아나는 방식) 우드를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준 것에 비하면 부족한 느낌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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