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는? 도용 가능성은?”…토스, ‘페이스페이’ 결제시장 판도 바꾼다

‘지문인식’ 보다 정확…보안성 검증 완료
쌍둥이·성형도 구분…다층 보안 기술 적용
단말기 교체 안 해도 돼…내년 100만대 목표

토스 페이스페이를 사용해 음료를 주문하는 모습. [사진 = 김민주 기자]

토스가 현금, 카드, 휴대폰 없이 오직 ‘얼굴’ 하나로 금융 결제가 가능한 시대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2일 토스는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페이스페이’(Face pay) 정식 출시를 발표했다. 토스는 이 자리에서 페이스페이 관련 주요 기술과 시범 운영 성과, 향후 비즈니스 전략을 비롯해 전용 단말기 라인업 실물을 소개했다.

페이스페이는 토스가 자체 개발한 얼굴 인식 간편결제 서비스다. 얼굴과 결제 수단을 사전에 토스 앱에 등록만 해두면 매장에서 단말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약 1초 만에 결제가 이뤄진다.

이날 간담회장에 마련된 체험공간에서 기자가 직접 페이스페이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보니 1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키오스크 같이 생긴 토스프론트(페이스페이 기계)가 기자의 키보다 낮은 각도로 설치됐지만, 허리를 굽혀 렌즈에 얼굴을 들이밀지 않았어도 빠른 속도로 인식됐다.

분명한 편리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금융결제 시 각종 인증 절차를 거치는 것을 당연시 여겨왔던 만큼 보안에 대한 의문도 뒤따랐다.

이에 페이스페이를 기획·제작한 최준호 토스 TPO(Technical Product Owner)는 “페이스페이는 편리함뿐만 아니라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TPO에 따르면 페이스페이에는 ▲사진·영상과 실제 사람 여부를 구분하는 ‘라이브니스(Liveness)’ ▲얼굴 변화에 강인하고 유사 얼굴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페이셜 레코그니션 모델(Facial Recognition Model)’ ▲헤어스타일, 안경, 나이 등 외형 변화를 학습하는 ’에이징(Aging)‘ ▲실시간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부정 거래를 즉시 차단하는 탐지시스템(FDS, Fraud Detection System) 등 다층 보안 기술이 적용됐다.

최 TPO는 “검증을 통해 일란성쌍둥이를 구분하고, 성형, 사고 등으로 인한 일부 이목구비의 변화가 일더라도 주변 지인이 그 사람임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라면 페이스페이도 인식이 가능하단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페이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적정성 검토를 받은 유일한 얼굴 인식 결제 기술이기도 하다. 토스는 고유식별정보, 안면식별정보 등을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하게 처리할 방안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께 수립했으며, 이행 점검을 거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또한 모든 데이터는 망분리 환경에서 암호화해 관리하고, 부정 결제가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를 운영해 이용자 신뢰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 TPO는 “성인인증, 콘서트·식당 등에서 기다림 없이 예약자 얼굴 인식해 입장 등 결제와 신분증이 필요한 모든 곳에서 페이스페이를 활용할 수 있다”며 “페이스페이 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오프라인에서 필요한 모든 절차를 얼굴 인식 단 한번으로 끝내는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 전문가도 토스 페이스페이의 안전성을 입증하는데 목소리를 더했다.

이기혁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는 “우리가 이미 널리 쓰고 있고 신뢰하는 지문인식보다 오히려 얼굴인식이 더 정확하다”며 “지문은 2D이고, 얼굴은 3D이기 때문인데, 최근 카메라 기능과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위변조 분석 기술 등이 매우 발달해 얼굴인식을 결제 보안시장에 활용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본다”고 평했다.

기술력 준비됐어도 ‘상용화’가 관건

(왼쪽부터) 기존 카드단말기 교체 없이 카드단말기에 부착하는 ‘토스 프론트뷰’, 토스프론트, 키오스크 상단에 부착해 기존 환경에서도 페이스페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토스 프론트캠’ [사진 출처 = 토스]

이날 토스는 페이스페이 가능 매장을 연내 30만개로 확대하고 2026년에는 100만개까지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페이스페이를 생활 속 표준으로 만들겠단 목표다.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페이스페이는 2개월 만에 서울 2만개 가맹점으로 확산됐다. 지난 달 기준 페이스페이 누적 가입자는 40만명 이상, 누적 결제 10만회, 한 달 내 재이용률은 약 60%에 이른다.

편의점·카페·외식·영화관·패션·뷰티·가전 매장까지 전방위적인 브랜드와의 협업도 예고했다. 일상생활 전반으로 페이스페이를 빠르게 확산시킬 방침이다.

토스는 ‘페이스페이 전용 단말기(토스 프론트)’ 외 기존 단말기 교체를 원치 않는 매장을 위한 기기 2종도 따로 준비했다. 실물 카드 결제용 키오스크와 단말기에 부착해 연동하는 형식의 ‘토스 프론트캠’과 ‘토스 프론트뷰’다.

토스 간편결제 사업을 총괄하는 오규인 부사장은 “매장 상황에 맞춘 다양한 선택지는 페이스페이가 업종과 점포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왼쪽부터) 오규인 토스 간편결제 리더, 최준호 토스 TPO [사진 = 김민주 기자]

이어 오 부사장은 “페이스페이를 통해 단순 결제 뿐만 아니라, ‘앱인토스(Apps-in-Toss)’를 결합해 사용자의 오프라인 경험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겠다”고 밝혔다.

앱인토스는 앱인앱(App-in-App) 형태 개방형 플랫폼이다. 창업 비용이나 홍보 기회가 없는 게임개발자, 생활플랫폼 창업자 등이 토스 앱 안에서 온라인 매장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구다. 일종의 ‘숍인숍’ 시스템인 셈이다. 이용자는 앱인토스에서 매장 검색과 예약, 혜택을 확인하고, 현장에서는 페이스페이로 1초 만에 결제하며, 결제 후에는 자동 적립과 쿠폰 발급, 재방문 예약까지 이어간다.

오 부사장은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해 온 만큼 많은 이용자가 신뢰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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