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 가상화폐 상장으로 50억 달러 차익

부동산 제국 뛰어넘는 최대 자산
정치적 이해충돌 논란도 제기

[그림=소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새로 출시한 가상화폐 거래 개시로 약 50억 달러(약 7조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은 1일 자체 발행한 WLFI 토큰을 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기업공개(IPO)에 해당하는 성격으로 그동안 비공개로 거래되던 토큰이 공개 시장에서 사고 팔릴 수 있게 됐다.

WLFI는 한때 30센트까지 올랐다가 20센트 안팎으로 거래됐다. 거래 시작 한 시간 만에 약 10억 달러 규모의 물량이 오갔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 일가는 전체 WLFI의 약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최대 6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해온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뛰어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월드 리버티 설립을 주도하며 “이번에는 암호화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의 세 아들은 WLFI 공동 창업자로 참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명예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WSJ는 이번 토큰 상장이 트럼프 일가의 최대 재정적 성과로 꼽히지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LFI 발행 과정에서 월드 리버티는 상장사 인수를 통해 7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는데, 같은 자산을 매입·매각하는 순환 거래 구조가 동원돼 트럼프 측에 최대 5억 달러의 이익이 돌아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WLFI가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월드 리버티가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1의 주요 수요처가 바이낸스와 연결돼 있다는 점도 논란이다. 바이낸스 창업자는 현재 유죄 판결을 받고 대통령의 사면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은 이해 충돌에 연루된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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