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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주의보에도 강릉은 0㎜… ‘극한 가뭄’ 3대 원인

조선비즈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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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충청 등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일 낮까지 강원 강릉시의 강수량은 0㎜였다.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것이다. 이날 저녁이 돼서야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하루 강수량은 1.2㎜에 그쳤다. 같은 날 속초시의 강수량은 13.5㎜였다. 같은 강원 동해안에 있는 두 도시의 하루 강수량이 12.3㎜ 차이를 보였다.

현재 강릉은 ‘극한 가뭄’을 겪고 있다. 올해 강릉의 1~8월 강수량은 404.2㎜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후 114년 동안의 최소치로 기록됐다. 일반 가정 수도 공급량을 평소의 4분의 1로 줄였다. 농업용수 공급도 중단됐다. 호텔 수영장과 공중화장실도 문을 닫고 있다.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의 단비를 기원하는 기우제가 지난달 23일 오전 강릉시 인근지역인 평창군 대관령면 국사성황사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의 단비를 기원하는 기우제가 지난달 23일 오전 강릉시 인근지역인 평창군 대관령면 국사성황사에서 열리고 있다. /뉴스1



◇ 서해 비구름 태백산맥에 막히고, 동해 비구름 북쪽에 머물고, 태풍도 없고…

강릉에 극한 가뭄이 발생한 원인을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이 동쪽으로 이동하다 태백산맥에 부딪히면서, 영서 지역에만 비가 퍼붓고 영동 지역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 현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영서 지역에 위치한 강원 철원에는 올해 1~8월 1095.6㎜의 비가 내렸다. 강릉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두 지역의 여름(6~8월) 강수량을 비교하면 철원이 강릉보다 네 배 넘게 많았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또 동해안 비구름대가 북쪽에 머무르며 남쪽으로 내려오지 않기도 했다. 강릉보다 북쪽인 속초에는 올 1~8월 509.5㎜의 비가 내렸다. 강릉보다 100㎜ 이상 많았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올여름 강원 동해안 비구름대의 남북 폭이 굉장히 좁았다”며 “비구름이 북쪽에 있는 속초에는 머물렀지만, 그보다 남쪽인 강릉으로는 내려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올여름에는 폭우를 동반하는 태풍도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당시 강릉에 하루 9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진 적이 있다. 올해는 지금까지 태풍이 총 14개 발생했지만,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하나도 없었다. 지난 2018~2024년 해마다 8월에 우리나라에 영향 준 태풍이 1~3개씩 있었던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달 26일 강원 강릉중앙시장 내 한 통닭집의 수도가 잠겨 있다. 강릉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강원 강릉중앙시장 내 한 통닭집의 수도가 잠겨 있다. 강릉지역은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 급수를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동해·삼척은 강릉보다 비 적게 내렸지만 물 공급은 문제없어

강원도 동해안 도시 중에 강릉보다 비가 적게 내린 곳도 있다. 동해와 삼척의 올해 1~8월 강수량은 각각 307㎜, 283㎜로 집계됐다. 두 지역은 모두 강릉보다 남쪽에 있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동해와 삼척도 비구름이 북쪽에 있는 속초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강수량이 적었다”고 말했다.

강릉이 극한 가뭄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동해와 삼척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동해시는 현재 제한 급수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동해시 관계자는 “동해시에 물을 공급하는 달방댐 저수량이 충분하다”고 했다.

삼척시는 계곡물을 끌어 쓰는 일부 마을에서 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어, 생수 등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저수지에서 농업용수 제한 급수를 실시하고 있지만, 지방 하천수를 사용해 삼척 시민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삼척시 관계자는 “상수원으로 오십천 물을 활용하고 있는데, 현재 지장은 없다”고 했다.

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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