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전 대응 여파…EU 올해 국방지출 역대 최대 620조원

EU 깃발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유럽연합(EU)의 올해 국방비 지출이 3천810억유로(약 620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유럽방위청(EDA)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한 결과다.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지출 확대를 약속한 가운데 국방비가 10% 증액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유럽은 각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록적인 규모의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DA에 따르면 올해 지출되는 국방비 중 약 1천300억유로가 신형 무기 등의 투자에 투입된다.

유럽 국가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비 지출을 큰 폭으로 늘려왔다.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국방비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1천500억 유로 규모의 무기 구매 대출 프로그램도 전액 소진됐다. 27개 회원국 중 19개국이 신청했다.

서방 군과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모스크바가 3∼5년 이내에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유럽이 국방비를 충분히 쓰지 않는다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백악관에 복귀한 후 유럽에 새로운 압박을 가했다.

그는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안보 관련 지출에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끌어냈다.

세부적으로는 GDP 대비 3.5%를 핵심 국방 지출에, 1.5%를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 등 더 광범위한 영역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안드레 덴크 EDA 청장은 "GDP 대비 3.5% 투입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며, 매년 6천300억유로 이상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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