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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성공은 없다" 좌절…사라진 아메리칸 드림

이데일리 정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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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NORC 설문조사
미국인 70%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없다”
생활수준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응답도 25%에 그쳐
“집 사기 힘들고, 아이 키우기 어려워”…중산층도 좌절
그래픽=챗GPT 생성

그래픽=챗GPT 생성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국민 10명 중 7명이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생활수준이 앞으로 향상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란 믿음 또한 사라지고 있다.

지지정당·성별·연령·학력·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비관적 시선’ 커져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시카고대학교 여론조사기관 NORC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는 ‘아메리칸 드림’이 “이제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거나,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는 해당 질문이 포함된 최근 15년간 조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자신이 ‘생활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25%에 그쳤다. 1987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자녀 세대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것’이라 믿는 응답자도 전체의 4분의 1을 밑돌았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90%)이 공화당 지지층(55%)보다 더 비관적인 성향을 보였지만, 양당 모두 절반 이상이 경제에 대한 기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는 집권당 지지자들이 경제에 더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지만, 이번 조사에선 전반적인 불신이 뚜렷했다.

비관론은 성별, 연령, 학력, 소득수준 등 인구 통계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고학력자나 연소득 1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들도 마찬가지로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닐 머허니 스탠퍼드대 경제학자는 “미국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는 끊임없는 낙관주의였는데, 그게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낙관주의는 기업가 정신과 탁월한 성과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경제에 대한 인식은 작년보다 다소 개선됐다. “경제가 매우 좋거나 좋다”고 답한 비율은 44%로, 지난해(38%)보다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그다지 좋지 않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한 비율(56%)보다 낮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낙관주의 꺾여

경제학자들은 경제 지표와 소비자 심리 간 괴리가 팬데믹 이후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최근에는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소비자 심리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머허니 교수는 “이전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분노가 소비심리를 악화시켰다면, 지금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 비용과 자산 격차는 특히 큰 불안 요인이다. 응답자의 56%는 “현재 상황에서 집을 살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조차 가족을 확장하거나 더 큰 집으로 이사하는 데 현실적 제약을 느끼고 있었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사람들조차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전 세대가 주택 구매, 창업, 전업 부모로서의 삶을 더 쉽게 누렸다는 인식이 다수였으며, 다음 세대는 주택 구매나 은퇴 자금 마련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응답자도 많았다.

텍사스 주 고들리에 사는 감정평가사 제프 린들리(61)는 과거 자신은 가족을 부양하며 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세 자녀 중 두 명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독립하고 싶어 해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하지만, 주택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연간 35만 달러(4억 8678만원)를 버는 애틀랜타 거주자 크리스토퍼 키셸(40)은 “더 큰 집에서 가족을 늘리고 싶지만, 현재 주택 대출 이자율이 너무 낮아 이를 포기하면 월세 부담이 두 배로 뛴다”며 “편안한 삶이지만 원하는 삶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주 켄트에 사는 기술업계 종사자 크리스티나 스티븐스(46)는 “요즘 청년들은 높은 물가와 치열한 취업 시장 속에서 의욕을 잃고 있다”며 “월세는 천정부지이고, 인플레이션은 생활을 어렵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스트리밍 구독 비용을 재검토하고, 실직에 대비해 링크드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칼린 보우먼 선임연구원은 “미국인은 금융위기와 팬데믹을 지나며 여러 경제적 충격을 겪었다”며 “지금은 인플레이션, 고용시장 불안, 관세라는 삼중고(triple whammy)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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