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던 영국 여성이 애플 음성비서 '시리'(Siri) 덕분에 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영국 더선 캡처 |
남자친구에게 성폭행과 구타를 당하던 영국 여성이 애플 음성비서 '시리'(Siri) 덕분에 극적으로 신고할 수 있었던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34세 여성 엠마 루이스 켈리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켈리는 "지난 1월, 당시 남자친구였던 리 토마스에게 30여분 동안 구타와 성적 학대를 당했다"며 "그는 날 발로 차거나 목을 조르는 등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켈리는 "절망적이고 무력한 상황 속에서 내 딸을 생각하면서 버텼다"며 "폭행 피해 중 시리가 생각났고, 필사적으로 시리를 부르며 '999(영국 긴급전화) 신고해 줘'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시리는 켈리의 목소리를 인식,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발신지 추적을 통해 켈리가 있는 장소에 출동, 범행 중이던 토마스를 현행범 체포했다.
켈리는 병원에 이송됐고 뇌진탕과 전신 타박상 등 진단을 받았다. 켈리는 "시리가 내 목소리를 듣고 신고해 주지 않았다면 지금 난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리가 내 목숨을 구했다"고 밝혔다.
가해자 토마스는 마약 범죄에 연루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한 전과자였다. 토마스는 켈리에게 범행을 저지를 때도 약물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 법원은 지난달 토마스에게 징역 9년4개월을 선고했다. 또한 성범죄자 무기한 신상 등록과 함께 피해자 종신 접근금지 등 명령도 내렸다.
켈리는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성폭력 피해자의 익명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켈리는 "피해자가 숨거나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며 "사건을 공개해 정의가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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