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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 혼란 이용해 ‘반미연대’ 과시…세계구도 재편 시도

헤럴드경제 정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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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80주년 맞아 北·中·러 밀착 가속
시진핑, SCO 정상회의서 ‘다극 세계’ 강조
“반미 정서로 뭉쳤으나 공통 목표 부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주재하고 있다. [EP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 중국 톈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주재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오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기념 행사에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26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중·러 협력이 급물살을 타면서 한·미·일과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화려한 열병식 이면에는 미·중 갈등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 역사를 새롭게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원조를 축소하고 소련의 역할을 강조하는 담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과거와 현재 모두 ‘자국 이익만 추구하는 세력’으로 묘사된다.

중국의 2차대전 역사 다시 쓰기…“美 원조는 이익 추구·소련 공헌” 부각
중국 국가기관 산하 ‘역사평론’은 최근 발간호에서 “미국의 원조는 중국 내 자국 이익 보호가 목적이었을 뿐, 대등한 관계에 기반한 지원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친정부 성향의 홍색문화연구원 역시 “미국의 원조가 없었더라도 중국은 일본에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와 ‘인민일보’ 등은 서방이 소련의 공헌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쉬즈량 상하이사범대 교수는 “미국의 원조가 중국에 중요한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소련 조종사들이 1930년대 우한을 도운 사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역사 재해석은 단순히 과거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이후 격화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며 ‘안정적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시진핑 “탈동조화 아닌 통합 추구해야”…SCO, ‘반미 연대’ 무대로 확장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31일 톈진에서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이란·인도 등 20개국 정상들에게 경제 통합과 ‘질서 있는 다극 세계’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겨냥해 “탈동조화가 아닌 통합을 추구해야 하며, 권력정치를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국들이 다극 세계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며 중국 주도의 ‘글로벌 거버넌스 구상’ 참여를 요청했다.

마수드 페네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UPI]

마수드 페네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UPI]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중앙아시아 무장세력 대응을 위해 출범한 SCO는 최근 경제·안보 전반을 다루는 협의체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SCO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처럼 제재와 압박을 받는 국가 지도자들에게 ‘고립되지 않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WP는 이번 포럼이 중국이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을 대체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회의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을 가졌으며, 2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공개 행사에서는 세 정상이 손을 맞잡고 환담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칼라 프리먼 소장은 “참석국들은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는 연대했지만 공통의 목적은 부족하다”며 “각국은 저마다의 의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열병식을 북·중·러 밀착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조지 H.W. 부시 미·중관계재단의 이성현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이번 열병식을 신냉전의 공식적 시작으로 인식할 수 있다”며 “3국의 연합 군사훈련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NPR은 “중국·러시아·북한은 미국·한국·일본처럼 정례적인 3자 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다”며 “북·중·러 관계는 느슨한 협력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국제위기그룹 윌리엄 양 선임분석가는 “중국은 이번 기념식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와 승리, 세계질서를 수호하는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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