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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 화학물질이 아닌 게 없다. 화학물질의 기본적인 정의는 '질량을 가지고 있고,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구성요소에 친화력을 가진 특별한 개체'다.
예를 들어 물도 화학물질이고 물의 구성요소인 수소와 산소 역시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화학물질은 '화학산업이 만들어내는 물질 또는 천연으로는 없는 물질', 다시 말해서 인공물질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문명화·현대화함에 따라 새로운 화학물질이 많이 등장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우리 주변 환경을 둘러보면 화학물질이 아닌 게 없다. 화학물질의 기본적인 정의는 '질량을 가지고 있고,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구성요소에 친화력을 가진 특별한 개체'다.
예를 들어 물도 화학물질이고 물의 구성요소인 수소와 산소 역시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화학물질은 '화학산업이 만들어내는 물질 또는 천연으로는 없는 물질', 다시 말해서 인공물질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가 문명화·현대화함에 따라 새로운 화학물질이 많이 등장했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화학물질이고 심지어는 우리 자신도 화학물질로 구성돼있다. 현대인은 자기가 알든 모르든 수많은 화학물질과 늘 접촉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따라서 화학물질을 완전히 피해 갈 수는 없다.
사실 모든 화학물질이 인간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원시적인 생활을 하던 때, 즉 자연에서 뛰어놀던 시절에는 대기나 물을 통해서 접하는 화학물질이 물론 있었지만,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고 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인간이 생존하려면 우선 화학물질과 접촉하고 화학물질인 식품을 섭취할 수박에 없다.
화학물질은 신체 유지를 위해 허용된 양 이상이 축적되지 않는 한 건강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가 변하고 과학이 발전하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화학물질이 생겨났다. 새롭게 등장한 화학물질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줄 수 있고,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화학물질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쁘다고 생각되는 화학물질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밖에는 없다. 안타깝게도 개인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화학물질은 대체 왜 문제가 되고 위험한 것일까? 앞서 화학물질의 정의를 설명하면서 하나 혹은 여러 개의 구성요소에 친화력을 가진다고 했다. 화학물질은 다른 화학물질과 결합하려는 고유의 특성, 즉 친화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 특성 때문에 다른 화학물질들과 결합해 때때로 독성을 띠기도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생성된 독성을 가진 합성 화학물질이 일정 수치 이상 우리 몸에 축적되면 바로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 인자가 된다. 많은 사람이 애써 새롭게 합성한 화학물질, 혹은 다양한 과정을 통해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여러 가지 나쁜 결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화학물질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산업화·현대화에 따라 새로 생긴 여러 가지 화학물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환경호르몬, 항생제, 식품첨가물이다.
◇ 환경호르몬의 진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노출되는 화학 물질 중에서 우리 몸에서 생산되는 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거나 인체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통틀어서 환경호르몬 혹은 내분비 교란 물질이라고 부른다.
산업화 이후에 급격히 늘어난 화학물질 때문에 환경호르몬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정확한 환경호르몬의 종류는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대략 100여 가지 환경호르몬이 있으며, 넓게 보자면 우리 주위의 거의 모든 합성 화학물질이 잠재적으로 환경 호르몬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예로는 농약류, 살충제, 다이옥신계 물질, 플라스틱 원료, 거품을 잘 나게 만드는 계면활성제, 중금속 등이 있다.
환경호르몬과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화학물질의 독성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 화학물질의 독성 작용이 호르몬과 유사하거나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면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호르몬은 인체의 모든 호르몬 작용과 관련이 있지만 대다수는 성호르몬,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과 관련이 많다. 환경호르몬은 특히 생식기관의 발생과 발달에 영향을 주어 남성의 경우 정자 수나 운동성이 감소하고 기형 정자가 발생하거나 생식기가 기형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의 경우에도 생식기 암, 자궁내막증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질병을 일으킨다. 그 밖에도 환경호르몬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다양하다.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갑상샘질환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나아가 면역계와 뇌 기능에도 장애를 유발한다고 한다.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인체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경로는 식품, 공기, 피부 등 아주 다양하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 먹는 음식과 마시는 물 등을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오기 때문에 환경호르몬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고 각종 세제, 기타 용품을 환경친화적인 제품으로 바꿔줘야 하며, 주변의 화학물질에 지속해 관심을 두고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보고 감시해야 한다.
◇ 우리는 매일 항생제를 먹는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세계 1위다. 이런 사실을 들으면 다들 의아해할 것이다.
"나는 병원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거나 먹은 적이 별로 없는데 무슨 소리지?"하고 물을 수 있다.
항생제를 특정 질환의 치료를 위해 약으로 먹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식품을 통해서도 상당한 양을 섭취하고 있다. 축산물이나 수산물 등의 식품에는 다 항생제가 들어 있다.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양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가축이나 물고기가 병에 걸려 금방 죽어버리면 수지가 안 맞으니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해 동식물을 키우고, 우리는 그렇게 항생제로 길러진 식품을 섭취한다는 말이다.
사실은 그런 부분까지 정부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니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세균 감염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는 인류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됐고, 20세기 의학이 이룩한 위대한 업적 중 하나다. 항생제는 균을 죽이거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말한다.
처음에는 곰팡이에서 유래한 페니실린이 주로 쓰였지만, 지금은 새로운 합성 항생제가 많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스트렙토마이신, 에리트로마이신 등 '마이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이 많아 일반 사람들은 편의상 그냥 마이신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왔다. (2편에서 계속)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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