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보험 가입 조건 주택가격 90%→70% 강화 검토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오는 28일부터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 심사 강화 기준을 시행함에 따라 비아파트 시장의 '전세 대란'이 우려된다. 은행 재원 일반 전세 자금 보증과 무주택 청년 특례 전세자금 보증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차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기존 대출)을 합친 금액이 집값의 90%를 넘을 경우 앞으로 보증이 거절된다. 주택 가격의 산정 기준은 공시가격의 140%다.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2025.8.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조건을 주택가격의 70%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당장 오는 4분기 만기 전국 빌라 전세 계약 10건 중 8건이 기존 보증금으로는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집토스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4분기 만기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 계약 2만4191건을 분석한 결과를 2일 공개했다. 분석 결과 보증 가입 조건 강화가 적용될 경우 78.1%에 해당하는 1만8889건이 기존 보증금으로는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이 93.9%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 80.2%, 서울 75.2%가 보증 가입이 불가한 계약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세보증은 보증금이 '주택가격의 90%' 이내일 때 가입 가능하다. HUG와 HF 규정상 빌라 주택가격은 통상 공시가격의 140%로 인정돼 사실상 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26%까지면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입 조건이 '주택가격 70%'로 낮아지면 기준선은 공시가격의 98%로 급격히 내려가며, 많은 계약이 보증 가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국토교통부 주택기금 담당 실무자는 최근 '주택금융과 주거 안정' 대토론회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LTV를 현행 90%에서 70~80%까지 낮춰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보험 가입이 필수인 현재 시장에서 임대인이 보증금을 수천만원 낮추지 않으면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 대란'으로 번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증 가입이 불가능한 계약은 평균 3533만원의 보증금을 낮춰야 새로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권 기준 서울 3975만원, 경기 3333만원, 인천 2290만원 수준이다. 이는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면서 신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수천만원 규모 자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보증 강화가 비아파트 전세 시장에 '역전세'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현재 빌라 전세 시장은 2023년 5월부터 적용된 '126% 룰'에 맞춰 시세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다"며 "대다수 계약이 준비없이 급격한 기준 강화에 직면하면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임차인 피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보증은 사실상 전세 계약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고 있다. 가입 불가 매물은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 시장 유동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정부의 정책 목표인 서민 주거 안정과 전세보증 강화를 위한 조치가 오히려 임대인·임차인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기존 계약과 신규 계약 모두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보증금 조정 방법이나 단계적 기준 적용 등 세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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