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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서울서 고틀리브-김환기 2인전… 강한 울림 기대”

동아일보 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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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글림셔 페이스 갤러리 대표

“고틀리브 재단 설득해 한국 전시

말년에 시적 모습 보인 두 작가 비슷”
마크 글림셔 페이스 갤러리 대표는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가를 묻자 ‘제임스 터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작품에 있는 현상학적 요소는 물론 디지털 미디어 기술과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페이스 갤러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마크 글림셔 페이스 갤러리 대표는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작가를 묻자 ‘제임스 터렐’이라고 답했다. 그는 “작품에 있는 현상학적 요소는 물론 디지털 미디어 기술과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페이스 갤러리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영감을 주는 작가”라고 설명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갤러리인 페이스가 10월 30일부터 서울 용산구 페이스 갤러리 서울에서 한국 미술사의 유명 작가인 김환기와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아돌프 고틀리브의 2인전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수년간 해외 갤러리들의 서울 진출이 이어졌지만, 한국 작가 전시 개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상황에서 미술계에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즈 서울 2025’를 맞아 최근 방한한 마크 글림셔 페이스 갤러리 대표(62)는 1일 동아일보와 만나 “5년 전 페이스 갤러리 서울의 이영주 디렉터가 처음 김환기 전시를 제안했고, 고틀리브 재단을 설득해 전시가 성사됐다”라며 “강한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틀리브는 추상표현주의 화가이자 마크 로스코의 절친이었습니다. 특히 추상표현주의 이론 형성에 중요한 작가로 꼽히죠. 시장에서는 잭슨 폴록, 로스코보다 고틀리브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가 없었다면 추상표현주의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김환기는 뉴욕 체류 시절 고틀리브의 작품을 보고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림셔 대표는 “두 작가가 특히 말년에 급진적 변화를 보였으며, 시적인 모습이 유사성이 보인다”고 했다.

이 전시는 페이스 갤러리와 추상표현주의 예술가들의 오랜 관계 덕분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글림셔 대표의 아버지인 아니 글림셔 회장은 미네소타 시골 목장에서 태어나 미대에 진학했다가, 가난 탓에 작가를 포기하고 갤러리를 설립해 미국의 대표 화랑으로 만든 입지전적인 인물. 그런 아버지 덕에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와 가까이 지낸 글림셔 대표는 가업을 물려받아 페이스를 뉴욕, 런던, 제네바, 홍콩, 서울 등에 지점을 둔 글로벌 갤러리로 만들었다.

그는 “아버지가 갤러리를 설립하고 이끌었던 1960, 70년대 뉴욕에선 저녁 식사에서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제임스 터렐이나 서울 청계광장에 조각이 있는 클라스 올든버그, 애그니스 마틴 등 수많은 작가와 함께 저녁을 하면 심야까지 열띤 토론이 이어졌어요. 로버트 어윈이 책상을 쾅쾅 치면서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납니다.”

글림셔 대표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손님들이 떠난 뒤 아버지께 꾸지람을 들었다”면서 “그때 제 나이가 열 살”이라며 웃었다.

“대화 주제는 과학, 철학, 정치부터 인간관계까지 다양했고, 저도 이 토론에 참여해 배워야 한다는 의미였죠. 그 자리에서 예술가들이 얘기하지 않은 게 있다면 미술 시장이에요. 작품 가격이 어떻고 마케팅이 어떠하며 경력이 어떻고… 그런 얘기로 시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가 원하는 것을 존중하며 그 예술 세계를 사람들과 연결해 주는 일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글림셔 대표는 말했다.

“지금 서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터렐 개인전(27일 폐막 예정) 역시 갤러리와 작가, 스튜디오가 수년 동안 긴밀한 협업으로 만든 전시입니다. 로스코가 ‘예술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잘못 이해되는 일’이라고 했는데, 우리 갤러리가 경계하는 게 바로 그런 겁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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