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대파…타들어가는 ‘농심’ 강원 강릉시에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농업용수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강릉의 농민이 1일 대파밭에서 말라가는 작물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1일 오봉저수지 저수율 ‘14.4%’
15톤 규모 살수차 400대 투입
지방 하천·저수지 22곳 ‘물 동원’
왕산천·도마천 물 터주기 공사로
하루 4만톤 상수원수 추가 확보
대규모 숙박시설 축소 운영 권고
강원 강릉시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에 들어간다. 이미 75% 제한급수를 하는 상황에서 제한급수가 더 강화되면 시민 불편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릉시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봉저수지 원수 투입과 정수장 운반급수 확대, 대규모 숙박시설 객실·부대시설 축소 운영 권고 등 ‘가뭄 대응 비상 대책’을 발표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하루 전(14.9%)보다 0.5%포인트 낮아진 14.4%를 기록했다. 평년(71.7%)의 20.1%에 불과하다.
강릉시는 ‘완전 단수’라는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일 이후 군부대 등에서 동원한 15t 규모의 살수차 400대를 투입해 상수원수를 하루 최대 1만5660t을 확보할 계획이다. 살수차는 강릉 도심 인근의 사천천, 섬석천, 연곡천, 신리천, 군선강, 정동진천, 주수천 등 지방 하천 17곳과 장현, 칠성, 동막, 언별, 옥계 등 저수지 5곳 등 모두 22곳에서 취수해 오봉저수지에 투입한다.
임시양수장인 구산농보에서도 하루 약 1만t의 물을 끌어와 오봉저수지에 추가 공급한다. 또 왕산면 도마천과 왕산천 일원에 물길 터주기 공사를 추진해 하천수 유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강릉시는 이런 조치로 하루 4만t의 상수원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 소방동원령에 따라 동원된 71대의 소방차량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연곡정수장과 평창, 양양, 속초, 동해 등 4개 시군의 급수전 등에서 총 3000여t의 물을 끌어다 홍제정수장에 공급하고 있다. 홍제정수장은 오봉저수지의 물을 정수하는 시설이다.
강릉시는 관내 휴양림 및 숙박시설, 공중화장실 등의 운영도 축소하거나 중단하도록 했다. 150실 이상 대형 숙박시설 내 수영장과 사우나 등 ‘비필수 물 사용 시설’은 운영을 축소하도록 했다. 숙박률도 축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강릉시내 156개 공중화장실 중 56개는 잠정 폐쇄한다.
강릉시는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할 계획이다. 이 경우 주민 1명당 하루 2ℓ의 생수를 배부한다. 자영업자 김영석씨(53)는 “격일제 급수 등이 시행되면 관광·숙박업계가 큰 타격을 입어 지역경제도 장기간 침체할 것”이라고 했다.
강릉시는 피서 절정기 하루 10만~11만t씩 쓰던 생활용수 사용량을 약 8만5000t까지 줄였다. 하지만 50㎜ 이상의 비가 내리지 않으면 3~4주 이내에 상수원이 완전 고갈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시민 여러분께서 겪고 계신 불편과 걱정을 다 덜어드리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단기 처방에 집중한 후 중장기적으로 연곡·홍제정수장 간 송수관로 복선화 사업도 추진해 필요할 때 서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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