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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문턱 높인 銀…비판 일자 중도상환수수료 일부 인하

이데일리 김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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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요구권수용률 1년 새 7%p 뚝
이달 중 소수점 셋째 자리 버리기로
하반기 대출 증가량 50% 감축 목표에
가산금리 내리기 어려워 銀 ‘사면초가’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 문턱을 높인 은행권이 중도상환수수료율 인하 등 금리부담 경감에 나선다. 지난달 차주 평균 신용점수가 943점, 예대금리차는 1년 새 1.5배 수준으로 커져 초우량 차주 중심의 손쉬운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 때문이다. 실제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1년 새 38%에서 31%로 떨어져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금리부담 경감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 같은 조처를 했다는 분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 중도상환수수료 일부를 인하하고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제고를 추진할 방침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자료 요청이 있었고 그동안 할인에 대한 기준을 자율적으로 운영해왔다”며 “이달 중 소수점 절사(버림) 등 수수료 기준을 통일하는 쪽으로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은행마다 수수료율을 산정할 때 소수점 기준이 달랐는데 소수점 셋째 자리는 버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보증서·기타대출 수수료율이 0.01~0.02% 포인트 낮아질 예정이다. 이번 인하는 신규대출에 적용한다.

다만 은행권은 올해 1월 실행한 중도상환수수료 개편안을 기존 대출에 소급적용하는 건 어렵다며 지난주 당국에 의견을 전달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금도 신용대출 수수료는 거의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낮췄다”며 “1월 이전 실행한 대출에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미 실비용 안에서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은행이 소폭이나마 인하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고강도로 압박하고 있어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예금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권이 이자 중심의 대출 영업에 몰두하는 것이 아닌지 국민과 시장의 냉정한 평가가 있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예대마진이 높은데 금융권이 고민하고 응답해야 한다. 금융권 스스로 가산금리 수준이나 체계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은행이 우량차주 위주로 영업하면서 예대금리차(예금금리-대출금리)를 벌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7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SC제일)의 올해 7월 예대금리차는 평균 1.46%포인트로 1년 전(0.59%포인트)보다 0.87%포인트 커졌다. 은행 이자이익의 핵심인 예대금리차가 1년 새 1.48배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가 1.55%포인트로 가장 컸고 신한은행은 1년 새 증가폭(0.20%→1.51%)이 1.31%포인트로 제일 높았다.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지난달 기준 943점에 달했다. 그만큼 은행이 초우량 차주 위주로 대출을 내주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27대책 시행 전인 6월 7대 은행의 가계대출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938.71점이었는데 8월에는 942.86점으로 4점 이상 올랐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떨어져 은행이 ‘이자놀이’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상반기 7대 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평균 31.39%로 지난해 상반기(38.36%)보다 7%포인트가량 낮아졌다. 그만큼 은행이 차주의 금리인하요구권을 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가계대출 인하요구권 수용률은 올 상반기 농협은행이 42.9%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이 35.4%로 뒤를 이었다. KB국민은행이 26.2%, 우리은행은 17.7%를 기록해 평균보다 낮았다.


은행에선 이자장사를 하려고 일부러 예대금리차를 높인 게 아니라 시장금리 변동, 가계대출 관리 정책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항변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가산금리를 올린 게 아니라 시장금리 흐름과 대출규제 정책 등 다양한 복합요인이 작용했다”면서 “4분기에는 금리 인하 영향이 본격화해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하반기 대출 증가량을 연초 제시한 목표의 절반으로 낮춰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렵다고 했다.

실제 시중은행은 대출모집인, 영업점 등 대면 채널 대출금리가 높다. 이 때문에 물량관리를 위해 갈아타기 대출 등 비대면 대출을 중단하자 예대금리차를 일부러 키운 것 같은 ‘착시효과’가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금융당국이 금리부담 경감을 위해 비대면 대환대출 플랫폼을 띄우고 각 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금리를 내리던 때와는 예대금리차 기본값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금리부담 경감을 이유로 가계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주택담보대출, 전·월세보증금 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내렸다. 케이뱅크도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33%포인트 인하했다.

다만 비대면을 통해 상대적으로 대출 물량관리가 쉬운 인터넷전문은행이 금리를 내리면서 시중은행까지 인하 행렬에 동참하면 얼어붙은 가계대출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은 난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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