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 레드카펫에 참석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No Other Choice)를 두고 미국과 영국 주요 매체들이 극찬을 쏟아냈다. 해외 평점 사이트에서도 이례적인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31일(현지 시각) 정오 기준 17개 매체가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리뷰를 내놓은 가운데 모두 평점 100점 만점을 줬다. 비평가 평점 100점이라는 점수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오스카) 수상작 ‘기생충’이 받은 99점보다 높다. 다만 ‘기생충’ 점수는 485명의 누적 평가이므로 ‘어쩔수가없다’ 점수 역시 극장 개봉 후 더 내려갈 수 있다.
영국 BBC는 이번 작품을 ‘황홀하게 재미있는 한국의 걸작’이라고 표현하며 ‘기생충’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보인다고 호평했다. 이어 “‘올드보이’와 ‘아가씨’의 박찬욱이 베네치아(베니스)영화제에서 경제적 불안을 다룬 ‘암울하면서도 웃긴’ 코미디를 공개했다”며 “이 작품은 세계적으로 큰 히트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지난달 2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전 세계 최초로 상영됐다.
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의 눈부신 살인 코미디는 통제된 혼돈을 보여주는 마스터클래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을 만든 한국 감독이 해고의 광기를 풍자한 황홀할 만큼 재밌는 블랙 코미디로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분을 빛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박찬욱이 현존하는 가장 우아한 감독일 수 있다는 증거로 가득 찬 최신작”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과 '어쩔수가없다' 출연 배우들이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민, 박희순, 손예진, 박 감독, 이병헌, 염혜란. /로이터 연합뉴스 |
스크린데일리도 “‘어쩔수가없다’는 극도로 재밌지만 동시에 장기 실업자들의 절망과 기업 세계의 불필요한 잔혹성에 대한 가슴 아픈 탐구이기도 하다”며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노동시장의 큰 부분을 잠식해 감에 따라 우리 모두 ‘만수’(주인공)가 될 수 있다”는 감상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베네치아영화제 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영화”라며 “화제성으로 보면 이 영화가 하나의 현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경쟁 부문 최고의 영화가 어떤 작품이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이 영화를 답할 것”이라며 “생존의 필요성이 도덕을 넘어설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박찬욱이 고전적·독창적·폭력적으로 탐구했다”고 평가했다.
박 감독의 베네치아영화제 수상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뿐만 아니라 내년 아카데미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인디와이어는 ‘어쩔수가없다’의 영어 제목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를 인용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마침내 박찬욱을 후보로 올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The Oscars May Have ‘No Other Choice’ but to Finally Nominate Director Park Chan-wook)”는 제목을 달았다.
기사에선 “이 영화가 수상 잠재력을 지닌 데에는 큰 이유가 있다”며 “박찬욱이 아카데미 후보 지명을 받을 때가 지났다는 여론뿐 아니라, 이 블랙 코미디 영화가 그의 도발적인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과거 작품들처럼 지나치게 잔혹한 탓에 심사위원들을 외면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WP도 “박찬욱과 배우들에게 쏟아진 환호, 기립 박수, 로튼토마토 100점 평점을 통해 아카데미상 예측이 처음부터 이 영화를 향해야 한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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