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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반복되는 FP 분쟁, 결국 ‘전문인력 공백’ 탓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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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대규모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 기능점수(FP)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계약 체결 시점과 최종 완료 후 산정된 FP 간 격차가 최소 20%에서 최대 2~3배까지 벌어지면서 발주기관과 수행업체 간 법정분쟁이 일상화됐다. 수백억원 규모 소송 사례가 잇따르는 배경엔 ‘FP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FP 전문가 부족 현상은 공공과 민간 영역 모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공공기관은 1~2년 주기 순환보직 시스템이 전문성 축적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된다. FP 산정 역량은 다수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기술인데, 담당자가 기초 지식을 습득할 무렵 다른 부서로 이동하면서 동일한 학습곡선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무진이 FP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도 승진과 함께 관리업무로 전환되면서 현장 전문성이 단절된다. FP를 공부하고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조직 내에 남지 않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법제화 20년을 넘긴 현재도 실제 FP 산정과 검증이 가능한 전문가는 업계 전체를 통틀어 손에 꼽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업심의위원회조차 FP 산정 내역을 세밀하게 분석하기보다 구조적 증감만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현행 발주 기술지원 체계도 이런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연간 60~80건 수준 지원 규모로는 수천 건에 달하는 공공 SW 발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실제로 NIPA 발주기술지원센터는 지원이 투입된 프로젝트에서는 분쟁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규모 사업은 여전히 ‘각자도생’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체계적인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공공기관은 FP 전담 조직을 두어 순환보직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고, 민간 영역에선 프로젝트 규모와 업무 영역에 따라 세분화된 전문가 등급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FP 기법과 도구가 진화하는 만큼, 현장 전문가들이 이를 학습할 수 있는 정규 교육 과정 역시 확대돼야 한다.

결국 FP 분쟁 해결 핵심은 전문인력 확보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현장 문제의식은 일치한다. 제도와 가이드라인이 개선되더라도 이를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발주기관과 수행업체 모두 FP 전문가를 확보하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문제 해결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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