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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덕수, 계엄 해제안 통과되고도 “한번 기다려보자” 국무회의 1시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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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할 수 있는 건 총리님뿐” 건의에도 조처 늦춰
12·3 불법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고 나서도 1시간가량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을 미뤘다’는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한 전 총리는 당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의 국무회의 소집 건의에도 “기다려보자”며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경향신문이 국회로부터 입수한 내란 특검의 한 전 총리 공소장을 보면, 한 전 총리는 불법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2분쯤 방송을 통해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사실을 알게 됐다.

한 전 총리는 방기선 전 실장으로부터 “해제 국무회의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 대통령하고 직접 통화를 한 번 해보시라, 지금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총리님밖에 없다” 등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직접 소집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조금 한 번 기다려보자”고 답하며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관련 조치를 지연했다고 특검은 공소장에 적었다.

한 전 총리는 같은 날 오전 2시2분쯤 정진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위원을 소집해달라는 연락을 받고서야 국무위원들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에게 소집을 통보한 시간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1시간여가 지난 오전 2시6분쯤이었다.

특검은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이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는 상황을 한 전 총리가 지켜보고도,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정상적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 관련 조치를 지연했다”고 판단했다.

계엄법에 따르면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경우 지체 없이 계엄을 해제 및 공고해야 한다. 특검은 이에 따라 국무회의 부의장인 한 전 총리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후 곧바로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국무회의 소집 통지 절차를 즉시 이행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도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약 2분 동안 졸속으로 국무회의를 진행하는 데도 한 전 총리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국무위원들의 부서(서명) 없이 계엄이 선포되는 것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대통령의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견제하기 위해 국무총리에게 부여된 권한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의 제1 보좌기관이자 최고 헌법기관 중 하나인 국무총리에겐 대통령이 헌법을 수호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 대통령의 불법 행위를 견제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한 전 총리는 이를 저버리고 불법 계엄을 방조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특검은 지난달 27일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증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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