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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내우외환에 빠진 K푸드…아쉬운 정부 대응

이데일리 노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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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실적 마무리, 삼양식품 빼고 대부분 안좋아
K푸드 최대 수출지역 美, 소비둔화 우려 커져
해외 식품사 보수적 전망..美 소비자심리지수도 반락
정부 가격 안정 주문, 수출기업 지원...과거 행태 반복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요새 만나는 식품회사 임직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한해 농사의 절반인 상반기 실적이 공개됐지만, 좋은 곳을 찾기 어려운 것이 그 이유일게다.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을 빼곤 업계 1위 CJ제일제당부터 거의 모든 K푸드 회사가 울상이다. 내수 침체 그늘이 짙어지는 데다 카카오, 원두 등 원재료 인상 부담이 계속 이어지면서 실적이 작년 대비 반토막 난 회사도 있다. 내수 비중이 큰 한 식품회사 직원은 “뾰족한 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정부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9%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역성장했던 2020년 이후 가장 낮고 1월 발표한 전망치 1.8%와 비교해 반토막 수준이다.

문제는 소비심리 약화가 미국에서도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음식료기업들은 2분기 실적 관련 발표에서 향후 북미시장 소비심리 개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글로벌 제과업체 몬델리즈는 “하반기 미국 전체 소비심리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세계 1위 식품기업 네슬레 역시 “북미시장은 여전히 소비가 부진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미국 소비자 경제전망과 체감 경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MCSI)도 8월(잠정치) 58.6을 기록해 전월 대비 3.1포인트 하락했다. 트럼프 정부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작용했다는 평이다.

미국 소비심리 지수 반락에 주목하는 것은 미국이 K푸드 최대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15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2억8000만달러(21%) 늘어 수출 대상국 중 1위다. 하지만 지난 7월 대미 농식품 수출은 1억3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 대미 농식품수출이 꺾인 것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라면 대미 수출액이 17.8% 감소하고 과자류가 25.9% 급감한 여파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농림축산식품부는 “관세 적용이 늦춰진 3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발주 물량이 당겨져 2분기 동안 평년대비 많은 물량이 수출됐다”며 “때문에 관세협상 막바지였던 7월에 관망하는 기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제품 발주를 당긴 영향도 배제할 수 없지만, 미국시장도 소비가 부진해지는 게 아닌지 보수적으로 보는 게 대응차원에서 낫다. 미국 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 K푸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 미국시장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내우외환에 식품업체가 직면하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 시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는 식품물가 관리 차원에서 여전히 가격 안정에 대한 동참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K푸드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도 수출 확대책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해외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이 더 유리해진 상황인데 수출 기업만 지원대상으로 고려하는 것 같다”면서 “구시대적”이라고 일갈했다.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과 잠재성장률 급락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과거 행태를 깨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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