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사설]미·중 반도체전쟁 韓에 불똥, '안미경중' 더 이상 안 통해

이데일리
원문보기
미국이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그 불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에 튀었다. 미 상무부는 지난주 중국 내 삼성전자 시안공장, SK하이닉스 우시공장, 인텔 다롄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Validated End User) 프로그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인텔 다롄공장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해서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 등은 중국 공장에 미국산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일일이 트럼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장비 반입에 제동이 걸리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첨단 칩은 물론 고사양 장비도 수출 길을 막았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미국산 장비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췄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램 리서치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다만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VEU 제도를 통해 ‘검증된’ 외국 반도체 기업에 한해 별도 허가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반입할 길을 열었다. 그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그 혜택을 입었다. 그러나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번에 “바이든 시대의 구멍(loophole)을 막았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장이나 기술 업그레이드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예사로 볼 일이 아니다. 이는 전 정부의 반도체 가드레일 규정을 뒤집은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칩은 5%, 범용 칩은 10%까지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숨통을 텄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일체의 용량 확대나 기술 개선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상무부의 방침은 연방 관보 게재(9월2일)를 기점으로 120일 유예기간이 있다. 이 기간 중 우리 기업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서 “더이상 한국은 과거와 같은 안미경중(安美經中)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미·중 패권 다툼은 노골적 편가르기를 강요한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반도체 산업은 최일선 전쟁터가 됐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안미경미(安美經美)로 신속히 전환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대통령 성탄 미사
    대통령 성탄 미사
  2. 2김병기 의원 논란
    김병기 의원 논란
  3. 3중국 워게임 시뮬레이션
    중국 워게임 시뮬레이션
  4. 4현대건설 7연승
    현대건설 7연승
  5. 5충무로역 인근 건물 화재
    충무로역 인근 건물 화재

이데일리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