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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새 삶' 찾은 베트남 소녀 "고마워요, 한국!"

조선일보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하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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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료관광재단이 주최한 나눔 의료사업, 소녀에게 새 희망 선물
"감사…합니다" 서툰 한국어 실력이지만 그녀의 눈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지난 2009년 베트남에서 생활하던 응우엔 타잉 후엔(Nguyen Thanh Huyen, 15세)은 폭발로 인해 오른쪽 얼굴과 가슴에 심한 화상을 입게 됐다. 당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던 후엔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응급치료가 끝난 뒤 그녀는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얼굴에 충격을 받았다.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두려워 학교까지 그만두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흉터는 마음으로 번져갔다.

그런 그녀에게 새 희망이 찾아왔다. 지난 7월 31일 한국관광공사 하노이 지사와 인천의료관광재단(대표이사 김봉기)이 공동주관한 나눔의료 행사의 수혜자로 후엔이 선정된 것이다.

후엔의 담당 주치의 이치호 원장이 병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후엔의 담당 주치의 이치호 원장이 병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 희망을 품고 인천을 찾다

그로부터 2개월 뒤 후엔은 하노이 국영방송 제작진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낯선 환경에 긴장한 그녀를 위해 인천의료관광재단은 환영식을 준비했다.

한국지엠주식회사에서 열린 환영식에는 인천시 김광근 보건복지국장을 비롯해 이번 나눔 의료사업을 지원한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정광모 위드미병원 이사장 등 약 30명이 참가했다.


이날 한마음재단 세르지오 호사 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모가 아닌 마음"이라며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수술과 치료를 통해 더욱 아름다워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환영식이 끝난 뒤 후엔은 피부재건수술을 위해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위드미병원을 방문했다. 수술을 하기 전 그녀의 상태를 살펴본 담당 주치의 이치호 원장(이하 이 원장)은 "열악한 시설에서 치료를 받은 흔적이 역력하다"며 "환자의 완치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9월 26일 환영식에는 인천시 김광근 보건복지국장, 이주희 인천의료관광재단 본부장,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정광모 위드미병원 이사장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9월 26일 환영식에는 인천시 김광근 보건복지국장, 이주희 인천의료관광재단 본부장,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 정광모 위드미병원 이사장 등 약 30명이 참석했다.


# 피부재건수술의 시작

이튿날 이른 아침. 첫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대에 누운 후엔은 "예전의 얼굴을 되찾을 수 있다니 지금도 꿈만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수술에는 이 원장을 비롯한 마취 전문의, 성형전문의, 간호사 등의 의료진이 총동원됐다.


수술 전 그녀의 얼굴은 한마디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성장기의 피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 구석구석이 까맣게 변해있었다. 이를 본 이 원장은 흉터를 절개하고 피부가 깨끗하게 재생될 수 있도록 피부재건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실 밖에서 있던 후엔의 어머니는 긴장된 표정으로 "수술이 잘 끝나길 바란다. 수술과 치료를 잘 끝내 예전의 밝았던 딸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진행된 수술은 오후 1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수술이 끝난 뒤 만난 이 원장은 "생각보다 흉터가 깊어 수술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1차 수술을 별 탈 없이 잘 끝났으며, 앞으로 회복기간을 거쳐 2차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병원 측의 도움을 받아 회복기간을 가졌다. 병원은 후엔이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특실을 마련해 줬으며, 학업에 필요한 책과 학용품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후엔은 약 4주에 걸쳐 피부재건수술과 자가혈을 이용한 레이저시술 등 총 2번의 수술을 받았다.

후엔은 약 4주에 걸쳐 피부재건수술과 자가혈을 이용한 레이저시술 등 총 2번의 수술을 받았다.


# 후엔,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되다

1차 수술 다음날. 후엔은 이번 일정에 동행한 하노이 국영방송 제작진, 후엔의 수호천사 역할인 미스베트남 당 응옥 한(Dang Ngoc Han)과 인천의 대표 관광지 월미도를 찾았다. 후엔을 위한 병원 측의 배려였다.

월미도에 도착한 그녀는 넓게 펼쳐진 서해를 보자 "산골에서 태어나 바다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에요"라고 말했다. 함께 있던 미스베트남 당씨도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소녀와 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당씨는 "후엔의 치료가 끝난 뒤에도 밝은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엔이 수호천사인 미스베트남 당 응옥 한(Dang Ngoc Han)과 함께 인천의 관광명소인 월미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후엔이 수호천사인 미스베트남 당 응옥 한(Dang Ngoc Han)과 함께 인천의 관광명소인 월미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열흘 뒤 후엔의 2차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1차 수술의 상처를 치료한 뒤 2차 피부재건수술을 진행했다. 붕대를 풀고 1차 수술 자국을 보니 까맣던 피부는 깨끗하게 치료돼 있었다.

이날 이 원장은 "얼굴 쪽 흉터는 많이 좋아졌다"면서 "2차 수술은 턱 선과 어깨 등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수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술은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피부 회복의 도움을 주기 위한 레이저 시술도 함께 진행됐다.

2차 수술까지 마친 뒤 병실에서만 지내던 후엔을 위해 의료재단은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인천 명소인 강화도와 인천대공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준비했다.

후엔이 치료기간 중에 인천대공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후엔이 치료기간 중에 인천대공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화도를 찾은 후엔 가족은 해안도로를 따라 주요 관광명소를 둘러봤다. 특히 후엔은 강화인삼센터를 찾아 베트남에 남아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할 인삼 등을 구입했다. 그녀는 "학교에서 인천 인삼이 유명하다고 배웠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게 생겼네요"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는 인천대공원이다. 평소 꽃을 좋아한다는 후엔은 대공원에 들어서자마자 "풀 냄새가 정말 좋아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이날 대공원에는 분재 전시회가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후엔이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후엔이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새 인생 선물 받은 소녀

총 2번의 수술을 끝낸 후엔은 지난 10월 23일 마지막 치료를 실시했다. 봉합된 부위의 실밥을 제거하고, 레이저 시술을 실시했다. 그녀의 치료과정을 본 어머니는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써준 원장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4주간의 모든 치료를 마친 후엔은 귀국 전 날 병원 측에서 준비한 환송식에 참석했다. 특히 이날 10월 29일은 후엔의 생일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를 더했다.

10월 28일 모든 치료를 끝낸 후엔은 위드미요양병원에서 송별식을 가졌다.

10월 28일 모든 치료를 끝낸 후엔은 위드미요양병원에서 송별식을 가졌다.


그녀는 "얼굴에 화상을 입고 난 뒤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무서웠어요. 하지만 수술을 통해 화상자국은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치료됐어요"라며 "베트남에 돌아가면 열심히 공부해서 멋진 사람이 될 거예요. 새로운 인생을 선물해 준 인천에 정말 감사드려요"라고 자필로 편지를 써 마음을 전달했다.

후엔의 치료를 전담한 이 원장은 이날 "시간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크다"며 "약 한달 간 치료를 무사히 마친 후엔에게 감사하고, 소녀의 회복을 위해 적극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모든 일정을 마친 뒤 10월 30일 오전 비행기를 통해 베트남으로 향했다. 약 4주간의 일정은 하노이 국영방송을 통해 3부작 다큐멘터리로 방송될 예정이다.

후엔이 이번 나눔의료의 실질적인 부분을 담당한 위드미병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후엔이 이번 나눔의료의 실질적인 부분을 담당한 위드미병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실시된 나눔 의료사업은 한국의료기술의 우수성과 국가의료 브랜드인 '메디컬 코리아'를 알리기 위해 시작된 사업으로 인천의료관광재단이 주관한다.

이번 나눔 의료를 후원한 한국지엠 한마음재단은 지난 2008년부터 베트남에 초등학교 건립 등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으며, 위드미병원(이사장 정광모)은 성형외과를 비롯해 피부과, 정형외과, 한방과, 요양병원 등을 함께 운영, 국내‧외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나눔 의료를 실현하고 있다.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하성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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