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손보사 중 5곳 적자 확대
올 손실 6000억 5년새 ‘최대’
올 손실 6000억 5년새 ‘최대’
[사진 = 연합뉴스] |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올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 적자 규모가 6000억원을 넘어서 202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 요구에 손보사들이 최근 4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낮췄는데 역대급 폭우 등 기상 이변이 가중되면서 손해율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 차 보험을 서비스하는 업체 중 절반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매일경제가 상반기 자동차 보험 운영 실적을 공시한 9개사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개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작년 상반기 137억원 흑자에서 75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한화손해보험은 손실 폭이 10억원에서 97억원으로 확대됐다. 롯데손해보험도 19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됐다. 흥국화재와 하나손해보험은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과 사업비 등 지출액 비율이 100%를 넘어서며 적자 상태에 빠졌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는 흑자를 기록했지만 순이익 폭은 모두 50% 이상 급감했다. 이들 4개사의 올 상반기 자동차 보험 순이익은 4292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70% 줄었다.
문제는 전체 손보사 적자가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정도로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전체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적자가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매일경제가 2020~2024년 국내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합산비율과 보험 손익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합산비율은 수취 보험료 대비 보험금과 사업비 등 지출한 비용의 비율이며 100%는 손익분기점에 해당한다. 100%보다 높으면 손해고, 낮으면 흑자를 올리게 돼 있다. 합산비율이 1%포인트 움직일 때마다 보험 손익은 평균 1636억원 바뀌는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일례로 2020년 손보업계는 합산비율이 100%를 기준으로 2.3%포인트 초과하며 379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합산비율 97.8%에 보험순이익 3981억원을 올렸는데, 이에 따라 합산비율 1%포인트당 보험순이익이 1810억원 변동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 들어 7월까지 대형 4개사 기준 합산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4%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104%의 합산비율을 기록하게 된다. 국내 보험사가 6544억원에 달하는 자동차 보험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6000억원대 순손실은 2019년 1조6445억원 적자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9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은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손해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배터리 방전과 빙판길 사고에 따른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보험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이유는 국내 보험사가 보험료를 4년 연속 인하한 게 직접적이다. 국내 자동차 보험사는 정부의 상생금융 방침에 따라 2022년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 4개사 기준 인하율은 전년 대비 매년 1~2%에 달한다.
여기에 보험사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늘고 있다. 올해 역대급 폭우에 따라 침수 차량이 다량 발생하는 등 기후 변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보험 경상환자의 과잉 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요양급여 또한 올해 기준 1.96% 올랐다. 연도별 정비공임 인상률도 지난해 3.5%에 이어 올해 2.7%에 이르렀다.
보험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상생금융 기조가 강해지면서 내년에도 자동차 보험료 인하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도 필수보험인 자동차 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적정 수준의 보험료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해외에서는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을 자동차 보험료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보험료가 작년 16.5%에 이어 올해 7.5% 올랐고, 일본에서도 올해 4대 보험사가 3.5~5% 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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