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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의 ‘최애 예능’은 ‘1호가 될 순 없어’…“강연은 ‘무한도전’처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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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9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9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인터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지난 29일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한겨레 인터뷰는 탄핵 결정 이후 소회, 사법개혁, 개헌 문제 등을 두고 차분하게 진행됐지만, 문 전 대행이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을 향한 팬심을 고백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문 전 대행은 가장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1호가 될 순 없어’를 꼽았고 국가적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코미디언들에게 예술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하시다 보니까 강연이 좀 적성에 맞다고 느끼세요?



“좀 재밌는 것 같아요. 질의 답변이 되게 재미있어요. 아무 생각도 없이 답변했는데 박수를 받을 때 그게 은근히 기뻐요.”



—당황스러웠던 질문은 없었나요?



“별로 없어요. 피디(PD)가 연출을 촘촘하게 계획하는 게 아니라 대충 콘셉트만 정하고 길거리에 나가는 거예요. 그래가지고 상황 상황 따라 대응을 하는데 그 상황이 너무 재미있어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이 저는 엠비시(MBC)의 ‘무한 도전’이라고 봐요. 그런 느낌이 들어요. 저는 매일매일 도전이에요.”



—‘무한도전’을 많이 좋아하셨어요?



”‘무한도전’ 엄청 좋아해요.”



—그러면 ‘놀면 뭐하니’도요?



“‘놀면 뭐하니’는 그때보다 좀 재미없는 거죠. 죄송합니다.”



—유머러스함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좋아해요. 제가. 웃는 것도 좋아하고 웃기는 것도 좋아해요. 그러니까 이게 좀 느는 것 같아요. 사상이라는 거는 계속 관찰하다가 이걸 한번 비틀어줘야 되거든요. 그래야 그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유머라는 거는 자기를 낮출 때. 자기 자랑하면 유머가 안 돼요. 낮추면 그 자체로 상대방과의 거리를 굉장히 좁혀요. 그래서 어떤 협상을 하는데 일이 안 풀린다, 유머 한마디 하면 그게 잘 풀릴 수 있어요.”



—대통령 탄핵 평의 과정에서도 유머를 쓰셨나요?



“있었어요. 평의 과정에서도.”



—어떤 내용이었나요?



”지금 생각이 안 나요. 너무 갑자기 물으니까. 말 한마디 하면 그냥 분위기가 싹 좋아지면서 그 양반이 또 이렇게 다시 치고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김형두 재판관님과 케미가 좋으셨을 거 같은데.



“그분도 좋고 다른 분도 좋아요. 재판관들 사이가 좋았어요. 제 생존방법이 있어요. 척을 지지 않는다는 거. 저는 법관 생활 오래 했지만 척을 진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척을 지지 않으려면은 도움되는 게 유머.”



—그러면 최근에 즐겨 보시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으세요?



“‘1호가 될 순 없어’요.”



그게 왜 재미있느냐고 묻자 “왜 재밌냐고 물으시면 코미디를 이해 못하는 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냥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 생각한 것이온데”라는 장금이의 대사를 연상케 하는 ‘우문’이었다.



“‘이게 왜 웃기지’ 생각하면 그건 안 웃기는 거예요. 그냥 재밌어요. 예를 들면 김지혜씨하고 박준형씨가 (잠자리) 예약했네 안 했네, 이런 거 있잖아요. 그게 너무 웃겨요.”



—공감이 되시나 봅니다.



“그렇죠. 우리 세대하고 좀 비슷한 이야기잖아요. 유재석씨가 나오는 프로, 에스비에스(SBS)의 ‘틈만 나면’, ‘놀면 뭐하니’ 이런 것도 보면…. 요새 그거 하잖아요. 서울가요제! 서울가요제에 윤도현이 나오는 거예요. 윤도현! 윤도현 제가 엄청 좋아하는데 윤도현이 왜 거기 나와요?”



그는 가수 윤도현에 대한 팬심도 내보이며 사춘기 소년처럼 흥분했다. 그리고 이내 예술수당 이야기로 넘어갔다.



“우리가 배가 좀 고파도 재미있으면 살 수 있어요. 국가가 코미디언들한테 예술수당을 좀 줘야 된다…. 지금 코미디 프로가 없어요. 다 없어져요.”



—‘개그콘서트’가 살아나긴 했는데.



”그렇죠. 그러니까 국가가 좀 예술수당 주잖아요. 예술수당 그 속에 코미디언도 좀 넣어서 많이 웃게 하자. 그게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좀 못 살아도 웃고 또 따뜻하게 가족 만나고 이렇게 좀 됐으면 좋겠어요.”



—재판 하시면서도 힘든 순간마다 그런 걸로 해소를 하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유튜브에 나오는 이유 중에 하나도 재밌잖아요. 의미 이런 거 필요 없고 재미있는 거 아니에요? 그냥 조금 있으면 재미없을 거예요. 그러면 제가 안 나올게요. 걱정하지 마세요.(웃음)”



—재미 없어지면 안 찾을 겁니다.(웃음)



“그러니까요. 지금 자꾸 막 오라고 그래요. 오라고 그러는데 지금 고르는 기준이 (구독자) 50만 넘는 유튜브는 안 나갑니다. 그거는 이미 잘 가고 있잖아요. 50만 안 되는 유튜브를 나로 인해서 어떻게 한번 넘겨보자, 그 콘셉트로 오는 거예요. 지금 여기 50만 안 되죠?”



—50만 넘었는데요….



“잘못(왔네요)…. 마치겠습니다.(웃음) 50만 안 되는 줄 알았어요.”



—50만 넘긴 지 얼마 안됐습니다.



”저는 ‘공덕포차’의 구독자예요.”



—오늘 인터뷰에서 꼭 얘기하고 싶었는데 빠진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한겨레신문이 국민들이 참여해서 만든 소중한 신문이잖아요. 한겨레신문이 영속하는 거 이거는 우리 민주주의가 얼마나 확고한가의 잣대라고 봐요. 한겨레신문이 또 잘 버텼으면 좋겠어요.”





정리/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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