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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까지 날아든 폭파 협박… "손배 등 경제적 처벌 강화해야"

파이낸셜뉴스 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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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변호사 명의 팩스 잇따라 신고
학생·교직원 대피하고 특공대 투입
반복되는 허위 상황에도 묘책 없어


지난 29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가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가 수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부터 시작된 '일본발 폭파 협박'이 백화점이나 놀이공원 등 공공시설에서 전국 일선 학교로 확산되고 있다. 수업이 중단되고 경찰이 현장을 수색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뾰족한 대응책은 없다. 허위 협박일지라도 적극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일일이 반응하는 것은 되레 범죄를 부추기고 공권력 낭비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진위 여부를 쉽게 가리기 어려운 협박 범죄 특성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되, 공중협박범에 대한 민사처벌 강화·경찰 인력 전문화·수사과정 공개 등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고, 한성과학고, 대일외고 등 서울 시내 고등학교 7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일본 변호사 명의의 협박 팩스가 접수된 것을 시작으로 인천과 부산 지역 고교 4곳에도 유사한 내용의 협박 팩스가 잇따라 전달됐다.

특히 부산 동구 소재 A고등학교에 접수된 문서에는 "고등학교 내 압력솥을 이용한 살상력이 높은 폭탄을 여러 개 설치해 놓았다"며 "오늘 오후 폭발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과 교직원들이 긴급 대피하고 경찰 특공대가 투입돼 수색을 벌였지만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23일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 분리수거장에서 수류탄이 발견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학교를 둘러싼 폭발물 협박과 관련한 긴장감이 계속되는 추세다.

하지만 반복되는 협박에 대한 대응 방식을 놓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 학부모와 시민은 허위일 가능성이 크더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과 학교가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박모씨(46)는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폭탄이 있다고 하는데,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걱정돼서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느냐"며 "신고가 접수되면 학생들이 전면 대피한 후 경찰이 수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과도한 경찰력 동원과 전면 대피 방식이 사회적 혼란 유발이라는 협박범의 목적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일일이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씨(21)는 "폭파 협박 신고가 접수돼도 허위로 판명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때마다 경찰 수십명이 출동하고 수업을 중단하는 것은 결국 범인이 원하는 그림"이라며 "전면대피·제한적 수색 등 단계별 기준을 마련하는 등 대응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협박범의 음성 패턴이나 협박 내용 등을 기술적으로 분석해 위험도를 평가하는 체계는 필요하나, 사회적 비용을 이유로 전면 대응하지 않을 경우 큰 위험이 따른다고 입을 모았다. 폭파 협박에 대한 예방 및 대응을 효율화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민사 손해배상·과태료 등 경제적 제재 강화 △무조건 출동을 전제로 한 현장 '신속 판단팀' 운용과 112 신고 구조 개편 △해외 발신 대응을 위한 국제 공조 수사 과정의 투명 공개 등을 제시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중협박죄가 도입된 취지는 협박범죄 억제였지만, 실제로는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형사처벌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과태료 부과 등 즉각적 불이익을 병행해 협박범죄를 저지르면 즉각적인 손해가 온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112 신고 중 범죄와 연관성이 적은 생활성 민원 신고를 받는 채널을 분리하고, 특공대 인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현장 경찰관을 전문 인력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일본발 폭파 협박 팩스와 관련해 2년가량 유무형의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경찰과 일본 경찰 간 공조 수사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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