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의 시공사 선정을 놓고 조합원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수주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조합의 입찰 지침이 경직돼 건설사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4일 열리는 조합원 대의원 총회에서 기존의 입찰 지침을 유지할지, 새로운 지침을 내놓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29일 열린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 GS건설과 대우건설·롯데건설·SK에코플랜트·호반건설·금호건설·BS한양 등 7개사가 참석했다. 하지만 사전에 입찰 의향을 밝힌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중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입찰 지침에 이들 건설사는 입찰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조합원 로열층 분양 금지에 조합원들 분통
현대건설의 갑작스러운 입찰 설명회 불참을 놓고 건설업계 안팎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성수1구역 전담 조직을 꾸리고 별도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 의지를 다져왔다. 글로벌 설계사 SMDP, 초고층 구조 분야 세계적 엔지니어링 기업 LERA와 함께 외관·구조·조경·인테리어 등 세부 설계를 진행하며 설계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설계를 진행해왔고 현재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러 조합원들께 곧 선보일 수 있는 상태”라며 “반포·한남·압구정에 이어 성수까지 100년 지속 가능한 한강변 랜드마크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다. 성수1구역의 과도한 입찰지침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조합은 △조합원 로열층 분양 금지 △프리미엄 보장 금지 △책임준공 강화 등을 입찰 지침으로 내걸었다. 일반적인 정비사업에서 보기 힘든 조항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과 재개발 조합에서는 조합원들에게 로열동과 로열층 우선 배정을 통해 조합원 이익 극대화를 꾀한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조합은 서울시의 조합원 주택과 임대주택의 동호수 분리 추첨 금지 지침을 어기고 조합원에 유리한 추첨을 진행했다. 결국 그 대가로 20억 원의 현금을 기부채납을 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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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지침 변경 요구에도 침묵
건설업계는 오는 4일 열릴 예정인 조합원 대의원 총회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일 성수1구역 조합 대의원 총회에서 입찰지침이 수정된다면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참여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대로 지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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