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이날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가 선발로 나선 반면, KT는 소형준의 이닝 관리로 대체 선발인 우완 문용익(30)이 선발로 나가는 날이었다. 그러나 역시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했다. 문용익이 이날 기가 막힌 투구를 하며 KIA 타선을 꽁꽁 묶었고, 결국 KT가 8-2로 이기면서 시리즈 전적 균형을 맞췄다.
삼성의 기대주였다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김재윤(삼성)의 FA 보상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문용익은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로 기대가 컸다.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라 수직무브먼트 등 공끝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는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1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18에 그쳤다. 올해도 부침이 있어 1·2군을 오갔다.
하지만 이날 선발로 나선 문용익은 최고 피칭을 했다. 빠른 공에 포크볼과 커브 등 변화구까지 섞으며 당찬 투구를 했다. 거침없는 투구가 돋보였다. KIA 타자들이 이런 문용익의 기세와 템포에 말려 들어간 경기였다. 문용익은 이날 5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 감독은 "생각의 변화가 많이 좋아진 것 같디. (포수) 강현우랑도 잘 맞은 것 같다. 2군에서 많이 해봤다. 사인을 어떻게 할 거냐 그랬더니 자기들이 많이 해봤다고 알아서 한다고 하더라. 2B에서도 포크볼을 던지길래 놀랐는데 그게 다 들어오더라"면서 "근데 초구를 커브로 잘 썼다. 그게 잘 들어왔고 좀 되는 계기였다"고 인정했다.
휴식차 1군에서 빠진 소형준이 다시 돌아오면 문용익의 자리가 애매해진다. 이 감독은 "롱으로 쓰고 해봐야 한다"면서 "저 정도 제구가 되면 중간에서 써도 된다. 중간에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저것 써 봐야 한다"면서 일단 1군에서 활용법을 찾겠다고 예고했다.
당한 이범호 KIA 감독은 보더라인 제구에 당했다고 인정했다. 이 감독은 “(태블릿 ABS 실황존에) 찍히는 것을 보니까 계속 말도 안 되게 선에 걸리더라. 볼 찍혀야 하는 공들이 다 모서리 끝에 계속 찍히더라”면서 “구위나 변화구를 많이 던진다는 것도 알고 분석도 완벽하게 하고 들어갔는데 공이 딱 끝이 걸리니까 이제 좀 급해지는 것 같았다. 그 친구가 컨디션이 좋다라고 생각해야 되는 것”이라고 타자들의 문제가 아닌 문용익의 호투를 인정했다.
이 감독은 “팀 노히터는 생각을 했다. 중간에 들어보니 난리가 났다. ‘지금 폭탄 돌리기입니다’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8회 손동현이 또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막자 대업이 눈앞에 다가왔다. KT 더그아웃도 대업 달성에 기대감이 컸다. 다만 9회 올라온 주권이 박찬호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결국 팀 노히터가 깨졌다.
다만 이 감독은 “그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게임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말 기록이 중요했고, 다음 날이 휴식일이라면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인 박영현까지 넣어 도전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그런 것 안 해도 된다. 이기면 되고, 포스트시즌에 가면 된다”고 웃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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